중동 전쟁 여파로 촉발된 ‘나프타 대란’이 확산되면서 소상공인과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세탁소와 음식점은 석유화학 원자재가 상승에 시름하고 있으며, 건설 현장의 필수 자재인 레미콘 업계는 핵심 원료 수급난으로 조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
도내 세탁업계에 따르면, 원유 정제 과정에서 추출되는 드라이클리닝용 석유계 용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말당 2만6,000원대였던 드라이용 기름값은 지난달 3만5,000원으로 급등했다. 춘천지역 한 세탁소 관계자는 “원가가 너무 올라 세탁비 인상을 고민 중에 있다”고 토로했다.
플라스틱 사용이 많은 도내 음식점과 카페도 직격탄을 맞았다. 플라스틱 배달 용기 납품가는 1만원 이상 올랐고, 5만4,000원 수준이었던 카페용 1ℓ 플라스틱 보틀(250개 기준)은 최근 6만4,000원으로 크게 뛰었다.
건설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레미콘 제조에 필수적인 ‘혼화제’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혼화제는 콘크리트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섞는 필수 재료로, 핵심 원료인 에틸렌은 원유를 증류해 만드는 나프타에서 추출된다. 최근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연쇄적인 공급난이 발생하고 있다.
도내 레미콘 업계는 당장 1~2주 분량의 재고로는 버틸 수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다음 달부터 생산 라인이 전부 멈춰 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혼화제 제조업체들 역시 원자재 가격 폭등을 이유로 4월 중순부터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레미콘 업계는 단가 인상을 하더라도 공급만은 차질 없이 유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수입산 식품을 중심으로 밥상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파인애플(1개) 가격은 7,000원으로 1주일 새 1,000원이 올랐다.
수입 맥주를 들여오는 도내 주류업계 역시 해상 운임과 물류비 상승 여파로 기존 재고가 바닥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내 세계주류마켓 관계자는 “아직 재고량은 버틸 만하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 수입 맥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대체 나프타 도입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에 4,695억원을 편성, 수입 단가 차액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종량제 봉투 품귀 및 가격 인상 등을 우려해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 움직임이 잦아들지 않자 1인당 판매 제한 등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