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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6·3 地選 지역 경선

사퇴 종용·투서 등 구태 정치 사라지지 않아
소셜미디어 통한 명단 유출 논란·인신공격까지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해야 유권자 공감 얻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 지역 정가가 유례없는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이 다가오면서, 당원들 사이의 정책 대결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투서와 흑색선전(마타도어), 사퇴 종용 등 구태 정치가 가득 들어찼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돼야 할 지방선거가 시작도 하기 전에 상호 비방의 늪에 빠진 작금의 사태에 주민의 실망과 우려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도내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실로 점입가경이다.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측이 기초의원 후보를 찾아가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은 공당의 후보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윤리의식마저 의심케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경쟁 후보를 허위로 지목하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행태는 유권자를 기만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여기에 소셜미디어를 통한 명단 유출 논란과 후보자의 과거사를 들춰내는 인신공격까지 더해지면서 선거판은 진흙탕 그 자체가 되었다. 당내 경선은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을 뽑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모습은 동지여야 할 같은 당 동료를 적으로 규정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짓밟으려는 권력욕의 발현일 뿐이다. 유권자와 당원들에게 후보의 자질을 검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경선 토론회마저 파행을 겪고 있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주요 도시에서 입지자들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토론회가 무산된 것은 후보들이 정책 대결을 회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자신의 비전과 역량을 당당히 증명하기보다 상대의 약점을 잡는 것에만 혈안이 된 후보들이 어떻게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설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정당 내부의 공천 심사 과정에 대해서도 불신이 팽배해 있다. 특정 지역에서는 공정 경선을 요구하며 집단 탈당을 예고하는 기자회견까지 열렸다. 이는 정당의 공천 시스템이 당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계속 심사’나 ‘단수 추천’ 등의 결정이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정략적 판단이라는 의구심이 드는 순간, 경선의 정당성은 훼손된다. 각 정당 강원도당은 현재 빗발치는 투서와 의혹 제기에 대해 철저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단순히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악의적인 흑색선전이나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즉각적인 후보 자격 박탈 등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 “일단 이기고 보자”는 식의 구태를 묵인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며, 결국 본선에서도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한다. 후보자들 또한 스스로를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주민의 삶과 직결된 행정을 살피는 일꾼이다. 정책과 비전이 아닌 마타도어로 얻은 승리는 ‘상처뿐인 영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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