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는 목숨을 걸고 이 세계가 필요로 하는 풍요를 공급할 때 존경받습니다.”
국내 핀테크 혁신의 상징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이승건 대표가 강조하는 창업가 정신의 본질이다. 치과의사라는 안정적인 길을 뒤로하고 여덟 번의 실패 끝에 ‘토스’를 일구어낸 그는, 단순한 성공 신화를 넘어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대기업과 수도권에 성장의 과실이 집중되는 ‘K자형 성장 구조’의 고착화라는 심각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양극화 속에서 소수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청년들을 수도권으로 내몰고 있으며, 이는 강원도에 지방 소멸이라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지역별 노동시장: 연령별 실업 추정치’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런던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4.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1%포인트 급등한 수치로 약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에 놓인 셈이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AI 시대 도래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취업 대재앙’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지역 창업 생태계의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가 부족한 강원도에 안정적인 사다리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강원도에 필요한 것은 과거 준비된 소수만을 선발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정부의 ‘5극 3특’ 경제체제 역시 지역 주도 균형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창업 생태계의 혁신은 강원도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모두의 창업은 테크 분야 4,000명, 로컬 분야 1,000명 등 총 5,000명의 혁신 창업가를 발굴하는 거대한 국가 창업 프로젝트다. 특히 지역 균형 성장을 위해 비수도권 창업가를 70% 이상 선발한다는 방침은 수도권에 비해 정보 비대칭성이 컸던 강원 청년들에게 기회의 확장이다.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핵심 동력으로 눈여겨 볼 부분은 현장 중심의 강력한 지원 체계다. 이승건 토스 대표를 필두로 뤼튼 이세영 대표,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 등 526명의 성공한 선배 창업자 멘토단이 실전 노하우를 전수하며,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별 대표 운영기관으로 참여한다. 여기에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솔루션을 통해 경험이 부족한 예비 창업가들도 두려움 없이 무대에 오를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추경예산안 편성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강력한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조 9,374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마련했으며, 이 중 1,550억원을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투입해 청년 일자리 지원과 창업 촉진에 나선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500억원 규모의 ‘창업열풍 펀드’ 조성이다. 이 펀드는 오디션을 통해 최종 선발된 ‘창업 루키’들에게 집중 투자돼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이 자금 걱정 없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또 1,700억 원 규모의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지역 소재 기업에 중점 투자하는 벤처펀드도 조성된다. 이러한 대규모 자금 공급은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 자본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강원지역 혁신 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새로운 제도의 안착에는 진통이 따르겠지만, 창업가 정신은 AI 시대에 필수적인 전략이다. 정해진 궤도를 걷는 취업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강원도의 청년들이 더 이상 수도권만 바라보지 않고, 자신이 발 딛고 선 이 땅에서 새로운 세상과 맞설 수 있도록, 창업프로젝트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 지역의 혁신기관들이 노력으로 증명해야 할 숙제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도전을 준비하는 강원도의 모든 창업가들의 첫걸음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