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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 유기한 김영우에 무기징역 구형…검찰 "죄의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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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실종여성 자녀 "엄마 생각에 숨조차 쉬기 힘듭니다" 오열
법정서 진술 기회 얻어 "김영우에게 최고형 선고해 달라" 호소

◇청주 실종여성 살해범 김영우(56)

속보=전 연인을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오폐수처리조에 유기한 살해범 김영우(56)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7일 청주지법 형사22부(한상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영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30년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아내에게 이혼당할 위기에 처하자 전 연인인 피해자에게 만남을 요구하며 스토킹하다가 흉기로 찔러 무참히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며 "피해자의 시신을 40일 넘게 폐수 속에 방치해 가족들이 피해자 얼굴을 보고 작별할 기회마저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이후에는 주도면밀하게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거나 실종된 피해자를 찾는 듯 행동해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문자를 받는 등 어떠한 죄의식도 느끼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형량을 줄이기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영우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잘못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닫고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책임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형사처벌 전력 없이 살아온 사람으로, 피해자와 자녀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남은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선처를 구했다.

김영우는 최후 진술을 통해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러 버린 저 자신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떠나보낸 피해자를 잊지 않고 매 순간 회개하고 참회하면서 남은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김영우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자녀가 법정에서 눈물로 엄벌을 호소했다.

여동생, 삼촌과 함께 방청석에 앉아 결심 공판을 지켜보던 20대 A씨는 재판 말미에 진술 기회를 얻자 "우리 가족을 파멸에 몰고 간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며 힘겹게 입을 뗐다.

앳된 얼굴의 A씨는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 3시간 동안 흉기로 협박당했을 때 어머니가 느꼈던 무서움과 흉기에 찔렸을 때 아픔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계속 나와서 정신적으로 너무 지친다"고 괴로워했다.

미리 준비해온 글을 힘겹게 읽어 내려가던 A씨는 어머니 생각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려다가도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느끼면 마음이 아프다. 어머니와 보낸 기억이 이제는 아픈 추억이 돼 떠올릴 수조차없다"고 오열했다.

이어 "저와 동생은 이런 트라우마를 안고 죽을 때까지 살아가야 한다"며 "제 가족과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피고인에게 응당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여동생과 삼촌도 흐느꼈고, 법정은 숙연해졌다.

유족의 가슴 아픈 호소가 이어지는 동안 피고인석의 김영우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범행 이후의 김영우가 실종된 피해자를 애타게 찾는 유족들과 나눈 통화 녹취도 공개됐다.

◇26일 오후 충북 충주호에서 장기 실종 여성의 SUV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2025.11.2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영우는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9시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 한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50대 B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B씨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진천에서 오폐수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범행 이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6시께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음성군의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김영우는 B씨 시신을 마대에 넣은 뒤 자신의 거래처인 음성군의 한 육가공업체 내 4m 깊이의 폐수처리조 안에 밧줄로 묶어 고정해 은닉했다.

살해 흔적이 남은 B씨의 SUV는 2곳 이상의 거래처에 옮겨 놓은 뒤 천막으로 덮어 숨겼다.

그러면서 거래처 업주에는 "자녀가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빼앗았다.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개된 김영우의 신상

앞서 B씨는 14일 오후 6시 10분께 청주시 옥산면의 한 회사에서 자신의 SUV를 몰고 퇴근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B씨의 차량은 실종 당일 밤 11시 30분께 진천군 모처에서 행적이 끊겼고, 휴대전화도 꺼진 상태였다

경찰에 B씨의 실종 신고가 처음 접수된 건 실종 이틀째인 16일이었다. 당시 B씨의 자녀는 "혼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B씨 가족들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전 연인 김씨와 자주 다퉜다. 김씨가 해를 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김영우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건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무려 3주나 지난 뒤였다.

뒤늦게 김영우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한 경찰은 김영우가 도로 CCTV 위치를 검색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속속 발견했다. 수사팀은 확보할 수 있는 일대 도로 CCTV 영상을 모두 분석해 B씨 차량과 같은 차종의 SUV를 걸러내고, 그 행적을 좇았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는 김영우 거래처인 진천의 한 업체에서 문제의 SUV가 발견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경찰은 김영우가 이 차량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추적에 나섰고, 이틀 뒤 김영우가 SUV를 몰고 이동하는 장면을 포착해 그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SUV 내에서 혈흔과 인체조직이 발견된 점을 토대로 김영우를 집중추궁했고,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받아 실종 44일 만에 B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 치밀한 은폐 시도, 유족 의견 등을 종합해 김영우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김영우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달 22일 열린다.

◇청주에서 장기실종된 여성의 SUV가 27일 오전 충북경찰청의 한 주차장에 보관돼 있다. 경찰은 전날 충주호에서 이 SUV를 인양했다. 2025.11.2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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