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을 대상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를 실시해 10개 군(郡) 지역을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선정된 지역 주민에게는 올해 2월부터 내년 12월까지 매월 15만원의 기본소득이 지급된다. 이 사업은 단순한 소득 지원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인구감소지역의 주민등록 인구는 470만여명으로 전체의 9% 수준이며, 관심지역은 250만여명으로 5%를 차지한다. 2021년 최초 지정 이후 인구 감소율은 다소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순이동 또한 유출에서 유입으로 전환되는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자연감소는 여전히 심화되고 있어 구조적인 인구 감소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시행 이전부터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며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경기 연천군은 사업 선정 이전 월 평균 전입 인구가 440명 수준이었으나, 선정 이후에는 800명 이상으로 증가해 2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정선군 역시 단기간 내 인구가 증가하며 감소 흐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고, 전남 신안군은 기본소득과 재생에너지 수익을 결합한 정책을 통해 전입 인구가 3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나타냈다.
이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가시적인 인구 증가 효과가 확인되면서, 그동안 다양한 정책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농어촌 인구 감소 문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기본소득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외부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다만 이러한 변화에 대한 평가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인구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신규 전입자의 상당수가 실제 거주 인구가 아닌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시범사업 종료 이후 인구가 다시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인근 인구감소지역 간 이동에 따른 ‘제로섬’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정 지역의 인구 증가가 전체적인 인구 확대가 아닌 지역 간 이동에 그친다면 정책의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일부에서는 위장전입 가능성 등 제도 악용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농어촌 기본소득 정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반드시 검토하고 보완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다. 특히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인구 변화뿐 아니라 장기적인 정착률과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분명하다. 오랜 기간 다양한 정책과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반전을 이루지 못했던 농어촌 인구 감소 문제에 있어, 기본소득 정책은 실질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는 단순한 소득 지원을 넘어 주민들의 삶의 안정성을 높이고, 지역 공동체 회복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사업 대상 확대와 안정적인 재원 확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분담 구조의 재정립은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지역별 특성과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 설계도 병행돼야 한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무너진 지역경제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되살리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기후위기와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불안정한 농어촌 주민의 삶을 지탱하는 사회적 안전망으로 기능할 가능성도 크다. 향후 체계적인 정책 보완과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농어촌 기본소득은 지역소멸 대응을 넘어 균형발전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도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대응 차원에서 ‘기본소득과 기본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에 관한 연구’ 등 기본사회 관련 연구를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