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조폭 연루설’이 대법원 판결을 통해 허위임이 확정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며 요구에 응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5일 엑스(X·옛 트위터)에 “국힘당 소속 장모씨가 ‘이재명 조폭 연루’를 주장하고, 당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재명 조폭설’을 퍼뜨려 질 대선을 이겼는데, 장씨(장영하 변호사)의 유죄 확정판결로 조폭설이 거짓말로 드러났으니 최소한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린아이들도 잘못한 게 드러나면 사과한다. 또 그렇게 가르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지난 이야기지만 조폭설만 아니었어도, 대장동 부패 조작만 아니었어도 대선 결과는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며 “차이는 0.73%(포인트), 100명 중 한 명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인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2022년 20대 대선 국면에서 이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고, 당시 국민의힘이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이를 집요하게 언급하며 의혹을 확산시키려 한 점이 결국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장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 대통령은 또, 해당 게시글에 당시 장 변호사가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근거로 삼았던 성남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박철민 씨의 가족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기초의원 후보로 공천받았다는 내용의 ‘뉴스타파’ 보도를 첨부하기도 했다.
이어 “국힘이 조폭설 유포로 대선을 훔칠 수 있게 한 공로자들에게 돈이든 자리든 뭔가 보상했을 것으로 추측했다”며 “이 사건의 실체가 언젠가는 드러나겠지요”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허무맹랑한 조폭 연루설 유포로 대선 결과를 바꾼 국힘의 진지한 공식 사과를 기다린다”고 재차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은 정확한 사실 정보로 시작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퍼뜨린 악의적 허위사실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정면으로 왜곡하려 한 것이므로 마땅히 사과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국민의힘에 사과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공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그러자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요구에 같은 날 강하게 반박하며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의 가짜뉴스 영상 유포로 곤란해지니 물타기 하려고 애쓴다”며 “김대업 병풍(옛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 광우병 선동, 천안함 음모론, 세월호 괴담, 사드 괴담,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등 더불어민주당은 본인들의 유구한 조작 선동 역사에 대해 사과하셨느냐”고 반문했다.
또, “참고로 ‘국힘당’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며 “일전에 본인께서 업무보고 중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우리 당 명칭 문제로 면박을 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통령부터 모범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권 장관에게 “장관님, 그런데 ‘국힘’이라고 하면 싫어하더라”며 국민의힘이라고 당명을 온전히 불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께서 훨씬 많은 가짜뉴스와 선동으로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신 것으로 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먼저 사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반응에 민주당은 대통령 지원사격에 나서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허위 폭로를 인용하고 확산시킨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한마디 해명도 없이 침묵하고 있다”면서 “대법원은 ‘이재명 조폭 연루 20억 수수설’을 결국 선거를 오염시킨 명백한 허위 사실로 확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겨냥해 “허위 사실이 0.73%포인트 차이의 대선 한복판에 유포됐다는 사실, 이를 받아 정치공세의 재료로 삼은 세력이 있었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며 “타인의 티끌에는 엄격하고 자신들의 대들보 같은 거짓말에는 눈감는 국민의힘의 ‘내로남불’을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가짜뉴스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무기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방어체계를 확실히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