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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무방비 노출된 비대면·밀폐형 무인공간 이용 실태 ‘충격’

읽어주는 뉴스

개별방 베개·소파·TV 마련돼 숙박시시설 연상
강원도, 청소년 유해업소 불법 행위 집중 단속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 통해 유해환경 관리”

◇22일 찾은 도내 한 무인 공유오피스. 10여개의 개별 공간 내부에는 베개와 의자형 소파, TV 등이 갖춰져 있어 숙박시설을 연상케 했다. 방 입구에 설치된 나무 합판은 외부 시야를 차단했다. 사진=손지찬 기자

 

◇22일 찾은 도내 한 무인 공유오피스 로비 벽면에 “사적인 행위로 인한 소음이 불편하다”, “피임도구는 쓰레기통에 버려달라”는 취지의 이용객 건의문이 잇따랐다. 사진=손지찬 기자

청소년 유해환경이 ‘룸카페’ 등 무인 공유공간인 비대면·밀폐형 사각지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 관련 고시까지 개정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찾은 도내 한 무인 공유오피스. ‘전화를 걸면 문이 열린다’는 안내에 따라 번호를 입력해 발신하자 1초 만에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지나 복도로 들어서자 10여개의 개별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방 입구는 눈높이까지 설치된 나무 합판으로 외부 시야를 차단하고 있었으며, 각 방 내부에는 베개와 의자형 소파, TV 등이 갖춰져 있어 사실상 숙박업소와 다르지 않는 형태였다.

실제 업소 로비 벽면에 붙은 이용자들의 건의문에는 “사적인 행위로 인한 소음이 불편하다”, “피임도구는 쓰레기통에 버려달라”는 문구로 가득차 이 공간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 업소는 청소년 출입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러나 성평등가족부의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결정 고시’는 장소 제공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영업장의 경우 커튼, 가림막 등 시야를 차단하는 모든 구조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해당 규정이 버젓이 무시되고 있다.

이같은 관리 공백 속에서 해당 공간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112 신고와 학부모 우려가 잇따르고 있지만, 단속과 처벌은 여전히 사후 대응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원주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는 “사실상 모텔처럼 운영되는 공간이 왜 허가를 받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아이들이 호기심에 이용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고교 2학년생 자녀를 둔 B(여·53·춘천)씨는 “미성년자들이 이성 간에 밀폐된 공간을 이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녀에게 룸카페 등의 방문을 자제하라고 교육했다”고 전했다.

한편 강원도와 각 지자체는 중·고교생의 중간고사 종료 이후 청소년 일탈행위가 우려됨에 따라 5월 말까지 도내 번화가를 중심으로 공간대여업소 등 청소년 유해업소의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위법 행위가 적발된 업소에 대해서는 형사 입건과 행정 처분을 병행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를 통해 청소년이 유해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지찬 기자 chan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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