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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강원 경제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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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예정 경제부 차장

◇홍예정 경제부 차장

강원 경제 수난시대다. 기나긴 경기 침체의 터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말 미국·이란 전쟁 발발이 시작되면서 강원 수출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산업의 쌀’ 나프타 쇼크로 원자재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지역 제조기업들의 공장이 멈췄으며, 주택사업자들의 경기 전망이 악화됐다.

실제로 지난달 도내 중동 수출액은 1,021만달러로 지난해 3월 보다 53.9% 급감했다. 올해 1월 2,293만 달러였던 중동 수출금액은 미·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에 1,843만 달러로 줄어든데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의료용전자기기 최대시장인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의 수출규모가 3월 기준 6,660달러로 99.8%이상 감소하는 등 사실상 셧다운 상태를 나타냈다.

이달 강원지역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는 58.3으로 전달보다 25포인트 떨어졌고,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한 달만에 반토막 나면서 2023년 11월 이후 2년5개월만에 다시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기며 고공행진하면서 강원지역 휘발유값과 경유값이 ℓ당 2,000원대를 돌파하는 등 자원 안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공공기관에서는 차량 2부제 시행에 들어갔고, 주유소는 하루라도 기름값이 더 쌀 때 주유를 하려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생활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들의 부담 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동발 경제 위기가 확산되자 정부는 오는 27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지급을 시작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내외 대응력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자금 5,50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서민 경제와 소상공인들에게 단비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일각서는 반짝 효과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 지난해 민생회복지원금이 지급된 기간 도내 상권 카드 매출은 4.2%~5.2% 가량 늘었다. 하지만 특정업계에 집중되면서 정작 도움이 필요한 영세 골목상권은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원 수출의 경우 중동시장은 부진했지만 신흥시장의 수출 확대가 이를 상쇄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기 때문에 새로운 통로를 적극 활용하며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수출 시장 다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동시에 에너지 비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체질 개선과, 지역 내 소비를 지탱할 수 있는 내수 기반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

강원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방식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단기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 전략과 지역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위기 대응책이 마련될 시점이다.

전쟁은 멀리서 시작되지만, 그 여파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체감된다. 강원 경제가 이번 충격을 또 하나의 외부 변수로 흘려보낼지, 아니면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을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위기는 반복되지만, 대응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의 미래를 바꾼다.

홍예정기자 hyj2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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