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민간단체 중심의 입양 절차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관리·감독의 공적체계로 전환됐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입양 심사와 절차가 오히려 지연되고 있다는 현장 불만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강원지역은 입양전문기관과 교육기관이 단 한 곳도 없어 입양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양·교육기관 ‘0곳’⋯2년 걸린 입양절차= 춘천에 거주하는 서광범(47)·임명남(46)씨 부부는 2022년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여러 입양전문기관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강원도에는 입양기관 지부가 없어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결국 부부는 서울에 있는 홀트아동복지회 본부를 통해 입양 절차를 진행했다. 양부모 가정환경 조사와 상담, 사전교육 등을 받기 위해 춘천과 서울을 수차례 오가야 했다. 입양을 신청한 날로부터 꼬박 2년이 걸린 2024년, 드디어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
공적 입양체계 도입 이후 입양 장벽이 더욱 높아지자 입양을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둘째 입양을 고민했던 서씨는 “법 시행 이후 지자체에 입양 절차를 문의했는데 입양 업무를 전담하는 공무원이 없어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심사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입양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예비양부모 조사를 진행할 위탁기관으로 지정된 대한사회복지회가 서울·부산·대구·광주 4곳에만 위치해 강원도의 접근성은 여전히 낮다. 춘천에서 입양을 준비하던 A씨도 지난해 9월 아동권리보장원과의 상담 과정에서 “강원도는 입양 인프라가 부족해 입양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5개월간의 상담 끝에 올 2월 결국 입양을 포기했다.
■도내 입양건수 5년간 15건뿐, 인프라 확충 시급=강원도는 인프라 공백과 제도 전환 과도기까지 맞물려 가정 입양이 위축되고 있다. 도내 입양업무를 맡아온 홀트아동복지회 강원사무소가 2019년 운영을 종료한 이후 가정입양은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가정에 입양된 아동은 15명에 불과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0건, 2022년 1건, 2023년 3건, 2024년 3건, 2025년 8건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강원도에서는 실직, 부모 빈곤 등으로 해마다 80~100명 안팎의 보호대상아동이 발생, 대다수 아동이 시설에 보내지고 있다. 원가정 복귀와 가정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아동보호 원칙이 현장에서는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예비입양부모와 입양가정을 지원할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주 강원입양한사랑회 대표는 “입양전문기관 공백이 강원지역 입양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기관을 지역 거점으로 두고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아동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예비부모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역시 제도 보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전혁찬 강원도 복지정책과장은 “원정 교육을 듣는 부모를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강원도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한 상담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한편, 강원입양한사랑회는 지난 9일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제21회 입양의날 기념식’을 열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