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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병든 민주주의'' 부르는 불법·혼탁 양상 엄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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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본격 궤도 ‘진흙탕 싸움'' 전조
비정규 학력 기재·식사 제공 등 법 위반
지난 두 달여간 고발된 인원 30여명 달해

지방자치의 풀뿌리를 내리는 6·3 지방선거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벌써부터 ‘진흙탕 싸움''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예비후보와 입후보 예정자들의 법 위반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선거 과열에 따른 혼탁 양상이 심화되면서 민주주의의 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가 자칫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 강원 지역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삼척에서는 비정규 학력을 기재한 명함을 배부한 후보자가, 춘천에서는 식사 제공이라는 고전적이고 구태의연한 기부행위 혐의자가 검찰과 경찰에 고발됐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두 달여간 고발된 인원만 30여명에 달한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수면 아래에서는 더 많은 불법 행위가 횡행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선거 범죄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금품 살포나 향응 제공 같은 ‘돈 선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제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라는 새로운 위협이 등장했다.

가짜 뉴스는 유권자의 눈과 귀를 가려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고,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중대 범죄다. 기술의 발전을 악용해 민심을 왜곡하려는 시도는 단순한 선거법 위반을 넘어 국가의 근간을 해치는 행위와 다름없다. 이에 경찰이 선거사범 대응 체제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하고, 검찰이 24시간 핫라인을 가동하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수사 당국은 특히 ‘3대 선거 범죄''로 규정한 금품·향응 제공, 허위 사실 유포,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한 수사와 기소, 엄중한 처벌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단속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자들의 자성과 유권자들의 깨어 있는 의식이다.

후보자들은 지역사회의 일꾼이 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네거티브 공세나 불법 행위가 아닌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의 공감을 사 득표로 연결된다. 유권자들 또한 후보자들의 감언이설이나 작은 이익에 흔들리지 않고, 누가 진정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할 적임자인지 차가운 머리로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성스러운 정치적 절차다. 과정이 공정하지 못한 승리는 결코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불법으로 얻은 권력은 지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6·3 지방선거가 혼탁의 늪에서 벗어나 정책 대결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깨끗한 선거만이 건강한 지방자치를 만들고, 그 혜택은 오롯이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후보와 유권자 모두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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