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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원자치도 입양 인프라 전무, 지원 체계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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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민간에 맡겨졌던 입양 절차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국내입양에 관한 특별법''이 전면 시행됐다. 아동의 권익을 보호하고 입양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의 ‘입양 국가책임제''가 닻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특히 강원자치도의 경우, 공적 체계 전환의 과도기 속에서 입양 인프라 공백이 고착화되며 ‘입양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아동의 행복권을 보장하겠다는 법의 취지가 무색하게도, 현실에서는 높은 문턱과 행정의 부재가 예비 부모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본보 보도(지난 11일자 4면)에 따르면 춘천의 한 부부는 입양을 위해 꼬박 2년을 기다려야 했다. 도내에 입양 전문기관이 없어 서울을 수차례 오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고, 양부모 조사와 상담 등 필수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도 극심한 행정적 피로감을 겪었다. 심지어 지자체에 문의해도 전담 인력이 없어 제대로 된 안내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가가 입양을 책임지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지역 현장에서는 책임질 ‘주체''도, 상담할 ‘공간''도 마땅치 않은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강원자치도 입양 인프라 고립은 수치로도 극명히 드러난다. 최근 5년간 도내 가정 입양 건수는 단 15건에 불과하다. 연간 80~100명의 보호대상아동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다수 아이들이 가정의 따뜻한 품 대신 시설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원가정 복귀''와 ‘가정 보호''라는 아동 보호의 대원칙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2019년 홀트아동복지회 강원사무소가 문을 닫은 이후, 도내 입양 전문 서비스는 사실상 멈춰 섰다. 예비 양부모 조사를 맡은 위탁기관이 전국 4곳(서울·부산·대구·광주)에만 쏠려 있는 탓에 강원자치도는 ‘입양 불모지''가 되어버렸다.

입양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한 아이의 인생과 한 가족의 탄생이 맞물린 숭고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거리와 행정적 지연은 예비 부모들에게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강원자치도와 정부는 입양 전문기관이 없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거점형 지원 센터를 구축하거나, 기존의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입양 상담 및 사후 관리 기능을 부여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또한 도내 전담 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예비 양부모들이 겪는 ‘원정 교육''의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찾아가는 교육 서비스나 온라인 시스템의 보완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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