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신임 대표이사(사장)와 상임이사(부사장)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강원랜드 사장 자리는 2023년 12월 이삼걸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 현재까지 비어 있다. 올 3월에는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활동하던 최철규 전 부사장마저 퇴임해 경영 공백 상태다. 따라서 이번 공모에 쏠리는 지역사회와 업계의 이목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공모에서 강원랜드가 내건 대표이사의 자격요건은 최고경영자로서의 리더십, 복합리조트 및 관광산업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조직관리 능력이다. 지극히 원론적인 기준이지만 현재 강원랜드가 처한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이 요건들이 지닌 무게감은 남다르다. 지금 강원랜드에 필요한 인물은 단지 자리를 채우는 행정 전문가가 아니라, 척박한 석탄산업 전환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글로벌 복합리조트로의 도약을 이끌 실천적 전략가여야 한다.
무엇보다 강조돼야 할 것은 신임 사장이 ‘지역 실정에 밝고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강원랜드는 태생적으로 석탄산업 전환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특수한 설립 목적을 가진 공기업이다. 주민들의 희생과 눈물 위에 세워진 기업으로, 일반적인 영리 기업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그동안 강원랜드 수장 자리는 흔히 ‘낙하산 인사''의 종착역으로 여겨지며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어 온 사례가 적지 않았다. 중앙정부와의 가교 역할도 중요하지만, 석탄산업 전환지역의 산업 위기와 인구 소멸이라는 절박한 지역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인사가 선임될 경우 지역사회와의 불협화음은 불 보듯 뻔하다.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도 경영에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현장 중심형 리더''가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관광·레저 산업의 전문성 역시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최근 주변 국가들의 카지노 산업 복합화와 온라인 도박 시장의 팽창으로 강원랜드의 경쟁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위축된 상태다. 단순한 카지노 운영을 넘어 문화, 컨벤션, 레저가 결합된 진정한 의미의 ‘K-복합리조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강원랜드는 장기간의 경영 공백으로 인해 주요 사업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구성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폐광기금 분담금 문제, 규제 완화, 시설 현대화 등 산적한 과제들은 단 하룻밤도 지체할 여유가 없다. 신임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이러한 난제들을 정면 돌파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강원랜드 사장 자리는 결코 권력의 전리품이 돼서는 안 된다. 이번 공모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돼, 오로지 능력과 비전만으로 적임자가 선발되기를 기대한다. 새로 선임될 사장은 지역의 아픔을 이해하고 글로벌 리조트 산업을 선도할 냉철한 지혜를 동시에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