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6개 시·군이 함께 강원 해양레저관광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철도관광객을 위한 관광 개발과 6개 시·군의 개별성을 포괄하는 강력한 단일 아이덴티티 구축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원특별자치도, 강원관광재단, 강원일보사가 주최·주관한 ‘2026 강원특별자치도 해양레저관광 활성화 포럼’이 지난 21일 강원도립대 글로벌홀에서 개최됐다.
‘동해안 6개 시·군 통합브랜드 구축’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강원 해양레저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동해안 권역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협력 방안과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주제발표
◇이영주 강원연구원 미래산업연구부 선임연구위원=그동안 영동지역 관광 수요는 대부분 자동차 관광객이었지만 KTX 강릉선이 놓여지면서 철도 관광객이 동해안에 들어오게 됐다. 철도 관광객들은 단체 여행보다는 개인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동안 대응해 오던 관광 수요가 바뀌게 되는 상황을 경험했다.
앞으로 3~4년 안으로 동해안뿐만 아니라 강원도 내 모든 시·군이 광역 철도망을 지역에 하나 이상 갖게 된다. 철도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철도관광세력권’이라는 이름을 정해봤다. 관광객의 이동 범위를 고속철도 역사로부터 최대 1시간 범위로 설정하되 실제 관광객의 이동 행태를 바탕으로 적정 반경을 조정하는 것이다.
철도관광객을 지역 관광으로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고, 철도역 자체가 관광객을 응대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강원도에 있는 역 중 1~2개는 철도역 자체가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원도 관광지는 상당히 성숙된 시장이라 관광객 수를 더 늘리기는 어렵다. 이제는 관광객들에게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여줘야 하고 이를 ‘여행자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강원도는 관광자원이나 상품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어 여행자 서비스는 눈여겨보지 않는다. 인천공항에 다양한 서비스가 존재하듯이 철도역도 열차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공간인 것에만 만족하면 안된다.
동해안 철도관광세력권을 도시관광형, 관광지 밀착형, 관광지 연계형으로 나눠봤다. 도시관광형은 철도역사에서 종합적인 여행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다양한 관광교통수단도 마련해야 하고, 역사 주변의 콘텐츠와 랜드마크서비스 기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관광지 밀착형은 역 주변 팝업 공간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 인근으로 지역축제를 몰아주는 식의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철도를 타고 갈 수 없는 라스트 마일(마지막 구간)을 이동할 수 있도록 특색 있는 모빌리티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관광지 연계형은 민간 부문의 교통서비스 역할 확대가 중요하다. DMO를 기반으로 철도, 숙박, 관광지를 연계한 상품 개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역 중심의 여행자센터 기능 강화도 필요하다.
포항~삼척 철도가 개통된 만큼 삼척시를 예로 들어보겠다. 삼척해변역은 역에서 내리면 바로 바다로 갈 수 있는 관광지 밀착형이다. 이 장점을 살리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삼척역은 도시관광형이다. 삼척역 이용객들은 시내 중심의 상권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도관광객 중심의 여행자 서비스를 빨리 정비해야 한다.
삼척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를 할 때는 참석자들이 의도적으로 삼척역이나 삼척해변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구상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고민은 삼척뿐 아니라 동해안 6개 시·군이 다 해야 한다.
◇김다영 히치하이커(스마트여행 연구소) 대표=앞으로 해양레저관광이 전체 관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해양레저관광의 장점은 많은 나라를 경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루즈 여행이 가진 고유의 매력은 자고 일어났을 때 새로운 나라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라끼리 통합 브랜딩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카리브해 국가들이 취하고 있는 ‘원 캐리비안’ 전략이다. 서로 다른 6~7개 나라가 합심한 것이다. 크루즈 산업에만 너무 의존해 위험할 수도 있지만 이들 나라는 코로나19 펜데믹 때 체류형 여행자를 유치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여행하면서 일을 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유치하고 나선 것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체류형 관광객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강원도도 그동안 여러 워케이션 정책을 실행했지만 이제는 동해안 바다와 함께하는 라이프 스타일 전략을 내세운다면 많은 사람들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돈을 쓰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7개 현이 연합한 ‘세토우치’ 브랜드가 있다. 바다에 ‘예술’과 ‘자전거’라는 명확한 테마를 덧입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민관 합동 거버너스를 통해 인증 시스템을 만들어 엄격한 품질 관리를 한다는 것이다. 인증 시스템을 통과해야만 숙박시설이나 식당을 운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세토우치에서만 가능한 고품격 경험’을 브랜딩해 세계적인 럭셔리 관광지로 안착했다.
또한, 프랑스 퀴베론 등 유럽에는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에 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탈라소 테라피(하이엔드 해양치유)를 하는 지역들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완도 해양치유센터가 있는데 여기는 풀코스가 12만5,000원밖에 안하지만 유럽보다 좋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너무 멀어 외국인들이 가기 힘들다.
세계적인 고소득 여행자들이 한국에 오고 싶지만 어디가 좋은지 몰라 못 온다고 한다. 해양치유는 동해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동해안은 수도권과 철도망도 갖춰져 있고, 요트체험도 할 수 있는 만큼 고소득 여행자들이 찾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강원도도 통합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각 지자체가 각자 마케팅을 하고 있다 보니 강원도의 강점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일하고, 쉬고, 치유하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제안하는 것을 브랜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된 브랜드 하에 각 지자체별로 핵심 콘텐츠를 만들어 상호 보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합 브랜드가 만들어지면 관광객들이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도록 모바일 플랫폼도 만들어야 한다. 강원도 지역별 체험 상품이 글로벌 플랫폼에 나와 있지 않아 관광객들이 구매를 못하고 있다. 그러면 강원도에서 소비를 많이 할 수가 없다. 글로벌 플랫폼을 살펴보면서 방안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