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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원포럼]숲으로 가자, 건강과 행복을 찾아서

이경일 동부지방산림청장

1960년대 말 한국의 산림은 나무 없는 민둥산이 전체 산림의 68%를 차지했다. 당시에는 땔감이 없어 야산의 솔잎까지 긁어 취사와 난방용으로 이용했고, 비만 오면 토사가 쓸려 내려 각종 재해를 일으켰다. 산림녹화를 위해 110억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곡괭이도 들어가지 않는 메마른 땅 74만ha에 사방사업을 했으며, 산에 살고 있던 32만 가구의 화전민을 이주시켰다. 오늘날 울창해진 산림 곳곳에는 이러한 국민의 땀과 노력이 진하게 베어 있는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우리나라를 가리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도상국 중 최단기간에 산림녹화에 성공한 사례로 인정했다.

숲이 점점 울창해지며 산림은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목재와 임산물뿐 아니라 맑은 물, 깨끗한 공기의 원천이며 휴식·치유의 공간으로 국민행복지수를 높여주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중반 삼림욕장의 개념이 도입돼 대관령 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1988년부터 전국의 명산에 자연휴양림이 조성·운영되기 시작하면서 산림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을 휴식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공간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국민의 시대적 욕구는 새로운 정책을 유도했으며 단편적으로 발전된 휴양등산정책을 최근 하나로 통합한 결과물인 산림복지정책이 등장했다.

도내 영북·영동·영서 남부의 10개 시·군 국유림을 관리하는 동부지방산림청은 이러한 산림복지정책을 위해 크게 2가지의 목표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첫째는 대관령 일원에 치유의 숲을 조성하여 강원 영동지역에 숲 치유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고 둘째는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를 다양한 계층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치유의 숲인 장성 편백숲과 더불어 대관령 금강소나무숲에 치유의 숲을 조성하여 지역 명소로 자리잡음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대관령 숲 속의 지형, 숲속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와 음이온, 산소 등의 건강물질,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심리적 탈출감, 새소리·물소리·바람소리 같은 감각요소 등을 활용한 숲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대관령 치유의 숲 현장에 적용한다면 분명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생애주기별 산림복지를 위해 어린이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유아숲체험원을 조성해 운영하고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산림체험·교육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녹색체험학교, 산림봉사단, 힐링캠프, 주니어 숲해설가 양성 과정 등을 통해 '숲으로 가자!'운동도 벌이고 있다. 또 강원 지역의 산악레포츠대회, 숲길 등을 이용한 산악스키, 산악자전거, 산악마라톤대회와 연계한 산림생태·문화 등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강원 영동·영서지역의 지자체와도 상호협력 중이다. 이 외에도 산림복지 사각지대인 소외계층 산림휴양 활동 지원을 위해 장애인,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치매노인 등에게 산림복지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여름 휴가 기간을 맞아 숲 속 길을 따라 오지로 들어가 숲체험을 경험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숲은 경쟁과 일상에 지친 국민에게 새로운 활력과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단,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평화롭고 정서적으로 행복한 경험을 하는 상태로 말이다. 물론 지란지교와의 감동 있는 대화를 곁들이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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