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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청봉]가장 큰 올림픽 유산

조상원 강릉주재 부장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큰 성공으로 강릉시는 진정한 올림픽의 도시가 됐다.” 지난 10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명예강릉시민증서 수요식을 위해 강릉시를 방문한 뒤 방명록에 쓴 글이다.

올림픽의 성공으로 진정한 올림픽의 도시가 된 곳이 강릉뿐이랴. 평창과 정선, 그리고 개최도인 강원도도 올림픽을 치른 곳으로 전세계에 이름을 드높였다.

2011년 7월6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삼수 도전 끝에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도민 모두 큰 기쁨도 있었지만 '올림픽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올림픽이라는 국제경기를 수도권이 아닌 강원도라는 작은 지역에서 과연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한 이들도 있었으리라. 7년 동안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도 과연 이 올림픽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이며 무엇을 변화시킬지에 대한 의문도 컸다. 하지만 이러한 의구심은 마음속에 접어두고 참 오랫동안 강원도민은 '올림픽 성공 개최' 한마음으로 2018년까지 달려왔다.

올림픽 기간 동안 개최도시 도민들은 미소와 친절로 전 세계인을 환영했다. 환영의 몸짓을 위해 세계인에게 줄 선물을 공들여 만들고 직접 나눠주며 강원도의, 강릉의, 평창의, 정선의 정을 나눴다. 올림픽 경기장 내 자원봉사 외에도 개최도시에서는 시민들이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교통정리에, 문화공연에, 길 안내에, 커피와 전통차까지 대접하고 차량 2부제 참여까지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올림픽 성공 개최를 도왔다. 이러한 개최도시 도민들의 희생과 배려, 친절과 미소는 올림픽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림픽이 끝난 뒤 만나는 많은 이에게 올림픽이 당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었냐고 물었다. 가장 많은 대답이 바로 자신감과 자긍심이었다. 한 공무원은 “이제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어떤 루트와 경로를 거치면 내가 구하고자 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지 알게 됐고 올림픽을 통해 IOC 같은 국제조직의 운영 매커니즘을 배운 점은 큰 경력이 됐다”며 “앞으로 국제행사도 유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강릉의 문화예술단체 대표들은 “강릉의 전통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선보이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상 부딪쳐 보니 우리가 즐겁게 놀면 그들도 즐겁게 놀더라는 것을 배웠다. 우리의 흥이 넘치면 그들의 흥도 넘친다. 앞으로 어떻게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선보일지 확실히 감을 잡았다”고 했다. 한 음식점 대표는 “영어를 잘 못해도 이제는 외국인이 와도 겁나지 않는다. 스마트폰 통역 앱이 잘 돼 있어 의사소통은 가능했고 친절과 배려는 눈빛과 몸짓만으로도 누구나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각자 배운 점은 달라도 자신감과 자긍심은 올림픽 개최도시 사람들이 갖게 된 가장 큰 올림픽 유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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