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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원포럼]아프리카돼지열병 막으려면

홍병천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농학박사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질병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발생된 돼지의 열성전염병이라고 정의한다. 이 질병은 지난 몇십년간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자주 발병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47개국(아프리카 29개국, 유럽 13개국, 아시아 5개국)에서 발병했다.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최초로 발생돼 중국 전역은 물론이며 주변국으로 확산 중에 있다.

북한에서는 올 5월23일 자강도 우시군 소재 농장에서 신고돼 5월25일 확진 판명돼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보고됐고 총 99두 중 77두가 폐사했으며 22두를 살처분했다고 보고됐다. 북한은 이처럼 국제수역사무국에 보고된 사항은 1건이지만 북한의 방역 실태를 보면 신고 되지 않은 건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리나라(남쪽)로의 전파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하겠다.

국내에 유입 시 국가 재난 수준의(피해추정 약 1조원) 양돈산업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됨은 물론이거니와 현재까지는 치료나 백신이 없어 발병 시 폐사율이 100%로 아주 무서운 전염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발병만 되면 해당국의 양돈산업에 아주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하겠다.

인근 국가의 사례를 보면 중국은 사육돼지 4억7,592만마리 중 32%정도인 1억5,000만마리, 베트남은 전체 돼지의 5%가량인 150만마리를 살처분했다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정도의 피해라면 우리나라 양돈산업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가계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이므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와 방역 당국은 ASF의 국내 발생 방지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 관계자와 일반인에 대한 출입국 관리를 강화하고 ASF와 관련된 국가들에서의 휴대 검역물 검색을 강화했다. 또한 불법 반입된 수입 축산물에 의한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홍보는 물론 국경검역을 철저하게 실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전파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야생멧돼지에 대한 포획 검사도 확대하고 있으며 불법 축산물 반입에 대한 과태료 또한 기존 2배에서 최대 5배(최대 1,000만원)까지 상향 조정 했다. 아울러 북한과의 접경지역 10개 시·군에도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거점소독시설을 가동, 축산 관련 차량 등에도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같이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 질병을 막기 위해 불법 휴대 축산물의 반입은 물론 축산 관계자의 발생 국가 여행 또한 자제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외국인 근로자들 또한 질병의 유입을 막기 위해 해외여행 후 귀국 시 축산물을 절대로 가져오면 안 될 것이다. 양돈농가 역시 중국, 몽골, 베트남 여행을 가능한 한 자제해야 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거나 남는 음식(잔반)을 급여하는 양돈농가에서는 잔반 급여를 절대적으로 자제해야 한다.

나를 지킨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모든 자극을 막아 내부를 좋은 것으로 채워 가는 것이다. 농가에서 철저한 차단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ASF를 막는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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