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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장애, 그 정상과 비정상

심리적, 정신적, 지적, 인지적, 발달적 혹은 감각적으로 신체적 기능이나 구조에 문제가 있어 활동을 하는 데 한계가 있거나 삶을 사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지칭한다. 백과사전에 나오는 '장애'의 정의다. 과학 발달로 19세기에 들어 인간의 기능과 형태를 다양한 범주로 나누면서 비정상적인 요소를 장애로 분리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돌연변이가 문명의 진화를 촉발해 왔다는 점에 비춰 보면 '비정상의 정상화'다. 같은 맥락에서 '비장애인'이라고 일컫는다. 장애를 정상적인 현상으로 보고 그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신체장애는 그렇다 치고 지적장애, 발달장애, 노동장애, 인격장애 등에 프라이버시 침해는 차치하고 성폭력에 저촉될까 두려워 은밀하게 언급하는 성기능장애까지 회자되고 있다. 게다가 이런저런 후유증, 증후군에 시달리는 것 또한 결코 정상은 아니다. “성인 시기의 절반 이상은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게 링컨의 고백이고 보면 흔히 비유하듯 '장애 만세!'가 아닌가. ▼오늘(20일)이 제39회 '장애인의 날'이다. 유엔의 권고를 받아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정부와 지자체, 해당 단체·시설 등에서 정성을 기울여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을 기회로 삼으니 기업들의 선심과 유통업계의 상술이다. 정상적인 사업에 장애가 되면 눈총을 받게 마련이니 혼신을 다할 일이다. ▼경악스러운 국민적 불안감이다. 경남 진주시에서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에 따른 공포다. 사건 촉발 원인으로 정신질환,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지목됐다. '정상과 병리(국역:한길사 간)'를 주저로 하는 프랑스 의(醫)철학자 조르주 캉길렘의 충고를 되새기게 된다. “정상과 병리는 연속한 하나의 스펙트럼 위에 있으며 그 차이는 양이 많고 적음 혹은 강약의 차이일 뿐이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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