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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유가마저…'

2016년부터 이슬람국가(IS)는 드론에 소형폭탄을 탑재해 이라크-시리아 연합군 진지에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드론이 새로운 무기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생산시설 일부가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일일 원유 생산량의 약 50%인 570만 배럴의 생산이 잠정 중단됐다. ▼지난해 세계 군사비 지출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가 드론 공격에 뚫렸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유가다. 과거 중동전쟁으로 겪은 '오일파동'의 고통은 아직 생생하다. 1978~1979년 2차 오일쇼크는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이 시기 한국 경제는 1차 석유파동 당시보다 석유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타격이 컸다. 박정희 정부 몰락의 주원인으로 지목될 정도다. 당시 한국 경제는 경제성장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재 우리 경제는 디플레이션마저 우려될 정도로 침체되고 있다. 가계부채 규모와 그 증가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촉발된 여야 간 갈등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세계가 통화전쟁이니 무역전쟁이니 하는 판에 유가마저 심상치 않아 서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정치가 발목을 잡는다면 우리 경제에 희망은 없다. 경제는 심리게임이라고 한다. 우리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심리가 커지면 투자와 소비가 활성화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데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란 불안심리가 확산되면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더 이상 정치가 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경제에는 심리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판이 먼저 정신을 차려야 가능한 일이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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