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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풍선 효과

비수도권 지자체 중 처음으로 지난 19일 0시부터 2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 강릉시에선 확진자가 다녀간 업소를 이용한 시민들에게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안내 문자가 21일 하루에만 7건이 발송됐다. ▼내 단골 업소에 확진자가 다녀가고, 동료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됐다는 소식도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일상이 됐다. 델타 변이의 전염력이 얼마나 강한지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한 동호인들이 운동 후 식사를 하느라 잠깐 마스크를 벗었다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순식간에 감염된 사례가 수두룩하다. 인구 21만명에 불과한 중소도시에서 삼복 더위에 하루 4,000명 가까운 사람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집에서 팬티만 입고 있어도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찜통더위에 방역복을 입고 역병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은 또 어떤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최악의 전염병 확산에 이들의 존재감은 더없이 크다. ▼비수도권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지난 12일 245.7명에서 21일 428.9명으로 74.5%나 증가했다. 강릉을 비롯한 강원도 확진자는 12일 18명에서 21일 54명으로 3배나 늘었다. 제주도 역시 같은 기간 7명에서 34명으로 4.9배나 늘어났다. 강릉은 15일 10명을 시작으로 16일 21명, 17일 31명, 18일 13명, 19일 24명, 20일 19명, 21일 17명으로 두 자릿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서만 거리두기를 강화한 결과 중소도시에 닥친 풍선 효과가 혹독하다. 강릉의 4단계 격상 이후 상대적으로 느슨한 인근 시·군으로 피서객이 몰려 확진자도 점점 늘고 있다. 인구 이동이 가장 많은 피서 절정기인 7월 말~8월 초가 다가오고 있다. ‘방역'과 ‘상경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묘수가 없다면 동해안 지자체들이 함께 차선책을 고민해야 한다. 동해안 지자체들은 미우나 고우나 공동 운명체임을 잊어선 안 된다.

고달순부국장·ds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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