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두 축하해 주십시오. 우리 두 사람이 남북 공동선언에 완전히 합의했습니다.”
2000년 6월14일 오후 8시. 김대중 대통령은 평양 목란관 만찬장에서 남북 공동선언 타결 소식을 전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을 들어 올렸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김 대통령은 당시 상황을 자서전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내가 들어도 내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김 위원장의 손을 잡아 올렸다. 모두 일어나 박수를 쳤다. 박수 소리가 끝없이 이어졌다. 절정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장면은 다시 연출해야 했다. 마침 장내에 카메라 기자가 없었다.”
하마터면 우리는 이 역사적인 장면을 못 볼 수도 있었다. 아찔한(?) 후일담을 남긴 이 사진은 그대로 역사가 됐다.
이날 밤 11시40분 백화원 영빈관으로 돌아온 두 정상은 6·15 남북공동성명에 나란히 서명하는 조인식을 갖는다.
선언문에는 △통일문제 자주적 해결 △남북 통일방안 공통성 인정 △이산가족 상봉·비전향 장기수 문제 인도적 해결 △다양한 분야 교류·협력 활성화 △당국 대화 개최, 김 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