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한국, 상호관세 25%→15% 타결…2주후 백악관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한국, 미국에 3천500억달러 투자하고 1천억 달러 에너지 구매키로
李 "3천500억달러 펀드, 전략산업 기반 공히…수출 불확실성 없애"
"자동차 관세 15%로 낮추고, 국내 쌀·소고기 시장 추가개방 않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에 3천500억 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상호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과 만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내용에 대해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대통령인 내가 선택하는 투자를 위해 3천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한국은 1천억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고, 한국의 투자 목적을 위해 큰 액수의 돈을 투자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액수는 향후 2주 내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올 때 발표할 것"이라면서 "난 새 대통령에게 그의 선거 승리에 대해서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에 대한 15% 관세에 합의했다. 미국은 관세를 부과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5% 관세는 앞서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EU)과 합의한 관세율과 같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 발표를 위해 향후 2주 안에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협상단과 실무 협상을 이어온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좀 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15%의 관세율은 지난 4월부터 품목별 관세 25%가 부과되고 있는 자동차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일본, EU산 자동차와 동일한 조건에서 대미 수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재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관세 부과를 추진 중인 반도체 및 의약품에 대해선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나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50%로 설정된 철강·알루미늄·구리에 대한 관세의 경우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서고 있다. 맨 왼쪽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5.7.31 사진=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앞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 대표단은 오후 4시30분께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다.

정부 대표단은 오후 6시께 백악관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6시16분께 SNS에 글을 올려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이어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은 국민주권정부의 첫 통상 분야 과제였다.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면서 "통상 합의에 포함된 3천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략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 가운데 1천500억달러는 조선협력 전용 펀드로 우리 기업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촉박한 기간과 녹록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정부는 오직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전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태운 한국 통상협상단 차량이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서쪽 출입문 검문소를 통과하고 있다. 2025.7.31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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