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후계농 육성자금 받으려가 빚더미 무서워 영농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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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 시설 짓고 정부 대출로 빚 갚는 모순
청년농 유입 정책 오히려 창업 포기 부추겨
청년농 “현장 발맞춘 제도 개선 시급” 한목소리

◇강원일보 DB

청년농 창업 지원을 위한 육성자금 사업이 현장에서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출을 받기 위해 시설을 먼저 갖춰야 하는 구조적 모순과 농지 확보의 어려움 등이 창업을 준비하던 청년들이 잇따라 농촌을 떠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최대 걸림돌 담보 조건=한우농장 창업을 준비 중인 강모(39·화천)씨는 정부의 청년후계농 육성자금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1년 가까이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출을 받으려면 축사 완공 후 지자체의 사용승인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은행권의 조건 때문이다. 강씨는 결국 가족과 지인에게 4억원을 빌려 축사를 먼저 짓고, 이후 육성자금으로 이를 상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한 안에 사용하지 못한 육성자금은 2026년 상반기로 이월됐고 강씨는 대출 지원 한도가 5억에서 4억2,000만원으로 깎이는 패널티를 받았다.

양식장 창업을 준비하던 또다른 청년농 홍모(37)씨는 대출이 막히자 일반 신용대출로 시설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창업을 포기했다. 홍씨는 “연간 이자만 700만원에 달해 빚으로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칫하면 빚더미에 오를 수 있어 정부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창업 초기 자금이 절실한 상황에서 신청한 육성자금이 ‘시설 완공 이후’에야 집행된다는 점이다.

이같은 은행권의 담보 조건이 청년농 창업을 위축시키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힌다. 시설하우스를 준비하던 청년농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창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토지 확보도 신규 진입 규제 원인=토지 확보 문제도 걸림돌이다. 농지 거래 정보가 기존 농가 중심으로 유통되면서 청년농의 접근성이 낮고, 일부 지역에서는 대농 중심의 재임대 구조가 형성돼 신규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반기별 사업 집행률에 따라 다음 예산이 결정되는 구조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토지 계약 지연이나 담보 확보 문제로 집행 시기를 놓칠 경우, 다음 사업 기회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담보 요건 완화 △사업 집행기간의 탄력적 운영 △농지 정보 접근성 개선 등을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노대형 한국후계농업경영인 강원도연합회 청년분과위원장은 “정부 사업지침상 대출은 은행 지침에 따라 집행되다 보니 청년농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지역과 업종별로 천차만별”이라며 “지자체가 현장 실태를 면밀히 점검해 지원사업이 청년농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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