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상설전에 양구출신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 화백의 공간 ‘박수근의 방’이 새롭게 설치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상설전 ‘한국근현대미술 I, II’를 개편해 22일부터 3·4·5·6전시실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박화백의 작품은 ‘한국근현대미술 I’섹션, 작가의 방 3개 가운데 하나인 과천관 5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박수근의 방’에서는 전후 서민들의 일상과 농촌 삶을 소박하고 깊이있게 담아낸 43점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춘일’, ‘유동’, ‘노상’, ‘노인들’, ‘초가집’, ‘농촌 풍경’ 등 유화와 드로잉을 함께 전시해 한국전쟁 이후 생활의 고달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삶의 품위와 공동체가 지닌 온기로 대변되는 ‘한국적 리얼리즘’의 진수를 느낄 수 있게 했다.
화면에는 길가의 여인들, 아이들, 노인, 초가와 마을 풍경 같은 익숙한 소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는 특별한 사건이 아닌 평범한 일상 자체를 화폭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박수근 예술의 특징을 보여준다. 형태는 단순하고 구도는 안정돼 있으며, 거칠고 두터운 질감은 마치 화강암을 쪼아 만든 듯한 묵직한 존재감을 준다.
이들 작품은 가난하고 고단한 현실을 배경에 두고 있으면서도 이를 비극적으로 과장하지 않고, 오히려 절제된 온기와 소박한 인간미로 승화시킨다. 결국 이 작품들은 한국적 생활 감정과 토속적 미감을 가장 응축된 방식으로 담아낸 박수근 회화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