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민선 9기, 주민이 함께하는 에너지 대전환이 절실”

기후위기의 심화는 더 이상 추상적 경고가 아니라 일상속에서 체감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 폭염과 재난의 빈발 그리고 최근 중동전쟁에서 촉발된 에너지 위기 문제는 에너지 소비와 생산체계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며 탄소중립 목표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한다. 결국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의 목표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더 큰 책임과 권한을 갖고 주도적으로 나서는 길 밖에 뾰족한 수가 없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의 에너지 전환은 중앙정부 중심의 계획과 정책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지역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려울뿐더러 변화의 속도에도 따라가기 힘들다. 실제 전환은 주민들의 생활과 산업현장에서 실행될 수 밖에 없을며 지역과 주민의 참여없이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지역과 주민의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법제도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분산에너지특별법’은 지역단위 자립과 주민참여 기반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제도 역시 지역의 수용성을 높이고 에너지 전환을 일상화하는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같은 법제도 기반을 바탕으로 지역이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에너지 전환 전략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을 단순한 공급 확대가 아니라 지역이 스스로 생산한 에너지를 활용하고 그 혜택을 지역사회에 되돌리는 구조로 연결할 때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에너지 전환과 지역균형성장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중심의 권력구조를 넘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방에서 에너지 자립과 지역경계 활력을 동시에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다가온 2025년 지방선거는 단순한 권력교체를 넘어 지역사회가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된다. 민선9기 출발점은 더 이상 중앙정부정책의 단순한 집행이 아니라 지역차원의 독자적 전략을 통해 탄소중립과 균형성장을 동시에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제도, 분산형 전원 확대 실험, 지방자치단체 재생에너지 의무화, 섹터커플링 기반의 지역 플랫폼, 그리고 송전 인프라 확충은 추상적 비전이 아니라 구체적 공약과 실행계획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계획 속에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이익공유와 생활 속에서 실현가능한 에너지 서비스가 담기지 않는다면 선거이후의 약속은 공허한 구호로 끝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유권자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확대를 하자는 목소리가 아니다. 진정한 판단 기준은 후보가 지역의 에너지 전환을 주민과 함께 어떻게 제도화하고 중앙과 지방의 권한을 어떻게 조율하며, 갈등을 조정하는 실질적 해법을 갖추고 있는가에 있다. 정치적 이력이나 화려한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가 지역주민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분산형 에너지체계를 설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의 여부다.

결국 이번 선거는 지방정부가 ‘에너지와 균형성장의 새로운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이며, 주민의 선택은 곧 “우리의 에너지 미래를 지역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실질적 대답이 될 것이다. 

민선9기에서는 중앙정부 주도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닌 주민이 주체가 된 소규모 분산형 전력체계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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