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강원랜드 카지노에 출입하는 장기 투숙자들이 즐겨찾는 정선군 사북읍의 한 찜질방. 지난해에 비해 이용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음을 직감할수 있었다. 이곳의 관리인은 “지난해 가을만해도 월권을 끊어서 투숙하던 이들이 한 40~50명은 됐지만, 지금은 채 20명도 안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월1일부터 정부의 규제로 강원랜드 카지노의 출입일수가 월 20일에서 15회로 줄어들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부는 2004년 10월1일 처음으로 월 출입일수를 20일로 조정한데 이어 또다시 지난 2월부터 15일로 줄였다. 하지만 연속 3개월간 15일을 채우면 페널티가 주어지는 만큼 실제로는 한달 14일이 적용된다.
더욱이 카지노 이용객들은 지난해 8월까지는 일요일 휴장개념이 없어 토요일에 입장한뒤 일요일에 나오더라도 1일로 쳐왔던 만큼 실제로 이용하는 날은 24~25일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단순히 5~6일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10일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때문에 이번 출입일수 조정은 숙박업소와 음식점 슈퍼 잡화점 휴게업소 택시 등 지역 상경기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관을 운영하는 박모(56·고한읍)씨는 “출입일수를 한 달에 절반으로 묶으니 하루 출입하고 하루 쉬는 게 아니라, 2주일을 몰아서 채우고는 썰물처럼 지역을 빠져 나간다”고 했다. 때문에 강원랜드 주변 도시에서는 매월 보름이 지나면 지역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강원랜드 10년만에 이렇게 지역에 손님이 없기는 처음”이라고도 했다.
정부가 도박중독의 폐해를 막겠다며 카지노 출입일수를 과도하게 조정, 폐광지역 경제회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그렇다고 이번 일수 조정으로 과연 정부가 의도했던 결과는 얻었을까.
오히려 해외원정 도박 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7일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만난 최모(41·서울)씨는 “최근 마카오에 가는 부류들은 소위 돈있는 갬블러 뿐만이 아니다”라며 “돈이 없더라도 게임 노하우와 자금조달 등 현지 사정이 밝은 이들과 함께 동행해 나간다”고 했다.
이들은 한달에 보름은 내국인 카지노를 출입하지만, 정부가 규제한다고 해도 나머지는 다른 사행산업이나 해외원정 도박에 나설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카오의 한국인 관광객이 2003년 3만8,000명이던 것이 5년만인 지난해 10배에 가까운 32만명으로 늘어났다는 마카오통계조사국의 자료도 있다.
출입일수 조정 이외에 지난해말부터 실시된 자금세탁방지법도 내국인 카지노를 위협하고 있다.
이 조항으로 2,000만원 이상의 카지노 칩 교환시 회사측은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고액현금 거래를 보고해야 한다.
한 사행산업 전문가는 “최고급 VIP들의 해외 원정 도박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우선 홍콩으로 출국한뒤 헬기를 타고 다시 마카오로 날아간다”며 “갬블러들이 얼마나 자신의 신원 노출 등을 꺼리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했다.
출입일수 제한과 향후 도입 예정인 전자카드제 등으로 해외원정 도박으로 인한 국부 유출이 가속화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영길강원발전연구원선임연구원은 “규제 일변도의 내국인 카지노에 대한 접근은 탄광지역 대체산업 육성과 폐광지역 경제회생을 위해 제정된 폐특법의 취지와 계속 충돌하며, 결국 국가가 제정한 한시적 법의 목적 달성은 더욱 요원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선=류재일기자coo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