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한 달을 넘긴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겉돌고 있다. 매장에 터치스크린이 설치되지 않은 탓이다. 도내 쇠고기 판매점 2,490곳 중 터치스크린이 설치된 데가 단 한 곳도 없다. 제도가 무색한 형편이다. 여기에 단속기관 이원화, 턱없이 부족한 단속인력 등 무수한 허점이 노출됐다.
쇠고기 이력추적제는 소의 출생에서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는 정보를 판매현장에서 소비자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본래는 짝퉁 한우, 병든 소 수입 등을 방지하기 위해 소 사육지를 법률에 맞춰 반드시 표기하게 했다. 이를 지난달 22일부터 도축·가공·판매 단계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쇠고기 판매점은 부위별로 생산·유통단계 정보가 담긴 12자리의 개체번호가 기록된 표지판을 부착해야 한다. 개체별 식별번호 12자리는 쇠고기 위생과 안전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원인을 추적하기 위해 표시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이 번호를 매장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에 입력하면 쇠고기의 등급과 출생 및 이동정보, 위생검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기기 구입비가 100만 원을 호가해 업소의 설치비용 부담이 크다. 영세업체들은 사실상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무선인터넷에 연결해 이력정보를 알 수도 있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통신요금 부과, 번거로움, 쇠고기 주 소비자가 인터넷 사용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이어서 무용지물인 셈이다. 이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과정별 단속업무도 개선해야 한다. 현재 도축장과 가공업소는 도와 시·군이, 판매업소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이 담당하고 있다. 농산물 원산지표시제 단속도 함께 맡고 있는 농관원 40여 명이 2,500여 개 업소를 단속해야 하는 실정이다.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터치스크린 설치비 분할납부, 또는 기기 임대 등의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단속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대안도 찾아야 한다. 식품위생, 국민건강과 직결된 제도다. 보완 대책을 서두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