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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북 동원아파트, 주민 이주대책이 우선

정선 사북 동원아파트 건물주인 (주)동원이 입주민들의 예금통장을 가압류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이 은행을 찾았다가 날벼락을 맞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거래가 정지돼 생활비를 인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계좌이체 등의 금융행위를 전혀 못 하는 상태다. 무려 140여 세대가 여기에 연루돼 지역사회 문제로 부각됐다.

700여 세대가 살았던 이 아파트는 본래 동원 사북광업소 광원사택이었다. 입주민과 건물주 간의 갈등은 지난 2004년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촉발됐다. 당시 동원은 1년 무상임대를 제시하며 집을 비우라고 요구했다. 직장을 잃은 광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등 상당수가 이곳에서 나갔다. 하지만 변변한 전셋집조차 구하기 어려운 저소득 가구 140여 세대는 거처를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임대아파트를 세워 지역에서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정이 이럼에도 건물주는 아파트 부지 매각에만 골몰하고 있다. 급기야 법원에 건물명도소송을 제기, 입주민이 밀린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후에도 입주민들의 조치가 없자 통장을 가압류한 것이다. 옛 근로자들로 구성된 동원복지회는 2004년 노사 합의 사항인 아파트 건립 부지(1만5,000여㎡) 제공 약속을 먼저 지키라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사북임대아파트가 건립되기 전까지만이라도 거주지를 보장해준다면 향후 어떠한 비용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공증각서를 쓰겠다”는 입장이다. 이 간청마저 외면하면 안 된다. 생존이 걸렸다. 당장 갈 곳이 없는 처지를 알면서 엄동설한에 거리로 내몰 셈인가. 이 아파트는 강원랜드 개발 부지에 묶여 있다. 따라서 강원랜드에서 “입주자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매입할 수 있다”며 뒷짐만 지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무관한 사람들도 딱한 상황에 처하면 돕는 게 인지상정이다. 강원랜드의 설립 취지는 지역을 살리는 것이다. 정선군, 강원랜드, (주)동원이 마주앉아 현실적인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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