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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신용카드 사절” 일부 상점 배짱영업

'최대 30~80% 폭탄세일' 등 할인 문구로 손님 유혹 후 현금만 고집

현금영수증 발급도 거절 … 상인들 “수수료 2.5~4% 내는 만큼 부담”

일부 상점들이 '최대 80% 막바지 여름 폭탄세일' 등의 문구로 손님을 유혹하고 있지만 정작 계산할 때에는 현금만을 고집,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2일 춘천 지하상가. 형광종이에 '30~80% 세일', '마지막 여름상품 몽땅 원가에 판매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한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양수영(여·27·서울)씨는 나오자마자 짜증을 냈다.

50%세일을 하는 수제화점에서 9만2,000원짜리 신발을 5만원에 사기로 하고 신용카드를 내밀었으나 현금만 받고, 카드로 결제하려면 3,000원을 더 내라는 말을 들은 것.

양씨는 “요즘 카드 안 되는 곳이 어디 있느냐”며 “50% 세일이라는 문구로 '혹' 하게 만들어 놓고 현금만을 요구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폭탄 세일이기 때문에 현금영수증 발급이 어렵다는 곳도 있었다.

김모(68)씨는 '60~80%' 세일을 한다는 춘천의 한 속옷가게에서 4만8,000원짜리 모시옷을 60% 저렴하게 구입, 현금을 내고 난 후 현금영수증을 요구했지만 현금영수증까지 발급하면 남는 게 없다는 주인의 말에 그냥 상가를 나와야 했다.

춘천시 석사동의 한 의류매장에서는 아예 물건값을 카드 가격으로 정해놓고 현금으로 계산할 경우 10~20% 정도 가격을 빼준다는 이른바 '현금 할인' 방법을 쓰고 있기도 했다. 카드 사용자가 많자 일부러 가격을 높게 써놓고 현금을 유도 하는 것이다.

이들 상가 업주는 “3만원짜리를 50% 할인해서 팔면 남는 돈은 3,000원도 안 된다”면서 “손에 쥐어지는 돈은 없는데 카드결제를 하면 2.5~4% 정도 수수료를 내야 하고 부담도 커져 세일 상품만큼은 현금으로 받고 있다”고 했다.

또 “카드를 받지 않는 것이 탈세 등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하루 순이익이 3만원도 안 되는 영세 서민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2005년부터 카드결제 거부로 3회 적발되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는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카드결제를 거부받았을 경우 직접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첨부해 금융감독원이나 여신금융협회에 고발하면 지도 단속을 진행한다”고 했다.

진유정기자 jyj85@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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