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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소설]세기의 사냥꾼<10072>

족제비의 괴물 ③

이 포수는 또한 그들에게 더 가까이 가지 못했다. 정직하게 말하면 겁이 났다. 몸무게가 100관이나 되는 불곰보다도 그 놈과 싸우고 있는 족제비 괴물에게 겁이 났다. 족제비 괴물이 무슨 요사한 짓을 할 지 몰랐다. 본디 족제비 종류의 짐승이란 순발력이 있고 민첩한 짐승이었다. 이 포수는 언젠가 족제비가 큰 매를 사냥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 족제비는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선 어느 산림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그 나무들 사이로 큰 매가 한 마리 날아다니면서 다람쥐 사냥을 하고 있었다. 하기는 그 매도 너무 조심성이 없었다. 설마 날개가 없는 네다리 짐승이 하늘을 나는 자기를 공격할지를 상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 매가 저쪽 나뭇가지를 타고 있는 다람쥐를 발견하고 그리로 몸을 돌려 날아가려고 했을 때 족제비가 몸을 날렸다. 족제비는 거의 5m쯤을 도약하여 바로 매의 목덜미를 물었다. 급소였다. 급소를 물린 매는 대가리를 흔들면서 족제비를 떨어뜨리려고 했으나 어림도 없었다. 한번 먹이를 물면 죽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는 족제비들이었다. 매는 버둥거리다가 결국 족제비의 밥이 되고 말았다. 큰 개만큼이나 확대된 족제비 괴물이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큰 개만큼이나 큰 괴물이 하늘을 날지도 몰랐다. 그 옛날의 공룡처럼 하늘을 날면서 덤벼들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 포수도 공포를 느꼈다.

불곰도 역시 이 포수처럼 공포를 느낀 것 같았다. 그 큰 맹수가 먹이를 족제비에게 내주고 도망갔다. 곰은 체면도 버리고 일순간에 몸을 돌려 도망갔다. 이 포수는 그때 기회를 놓쳤다. 이 포수는 괴물 족제비를 추격할 기회를 놓쳤다. 괴물 족제비는 다음 순간 없어져 버렸다. 탈취한 사슴의 사체를 그냥 두고 도망가버렸다. “아차” 이 포수가 제정신을 차렸으나 이미 때가 늦은 것 같았다. 그 족제비 괴물은 먹이를 뺏으려고 불곰과 싸운 것이 아니었다. 녀석은 그저 그 호전성으로 곰에게 지지 않으려고 싸운 것 같았다. 이 포수가 주위를 살펴보니 인근에 있는 큰 나무밑에서 괴물 족제비의 발자국이 있었다. 정말 곰만큼의 큰 발자국이었으며 갈고리 같은 발가락들이 나타나 있었다. 괴물 족제비는 나무를 타고 도망간 것 같았다. 그 갈고리같은 발톱으로 나무를 콱 찍으면서 원숭이만큼이나 빠르게 나무를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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