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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잃어버린 강원 문화재 - (4) 중앙은 `계륵' 지역은 `보물'

서울 `871점 vs 92점' 강원

일제강점기 시절, 도내에서 약탈된 문화재의 대부분은 일본 등 해외로의 무단 반출이 많지만 상당수는 국내, 그중에서도 서울에 머물고 있는 경우(본보 7월31일자 1면 보도)도 많다. 서울은 강원도 문화재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끌려온(?) 문화재들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이른바 약탈문화재의 창고라고 할 수 있다. 본보가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수록된 문화재를 전수 조사한 결과 14일 현재 문화재 소재지가 서울인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보 163점, 보물 708점 등 모두 871점에 달한다. 전체 국가지정문화재(2,475점)의 35%에 달하는 수치이고, 지정된 국보의 절반(49%)이 서울에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가지정문화재의 이름만 훑어봐도 다른 지역의 문화재가 얼마나 서울에 많은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보물 제190호) 등 보물로 지정된 이른바 원주탑 3점과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국보 제151-3호) 등이 그것. 도 문화재 이외에도 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좌상(국보 제79호), 김천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제99호),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비(보물 제359호), 양평 보리사지 대경대사탑비(보물 제361·이상 국립중앙박물관) 등 서울에 있는 전국의 타향살이 문화재는 수두룩하다. 여기에 춘천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금동보살삼존입상(국보 제134호·삼성미술관 리움) 등 문화재 이름으로는 알 수 없지만 발견·출토 장소가 서울이 아닌 지역인 경우도 상당수다.

문제는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점. 국립중앙박물관 석조물 공원의 문화재처럼 실내에 보관하지 못해 훼손이 우려되는 야외에 방치한다거나 경복궁에 보관 중이던 원주 지광국사탑(현재 대전 문화재보존과학센터 보수 중) 사자탑이 도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되는 사례까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역문화계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40만점의 유물 중 전시되는 유물은 고작 5~7% 선일 뿐”이라며 “계륵으로 여겨 방치·무관심으로 지역문화재를 훼손할 바에는 제자리로 돌려주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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