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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새벽 출근해 마스크 두장씩 직접 소포장… 수백명 상대하느라 약 제조 차질

마스크 공급 진땀 빼는 약사들

사진=연합뉴스

속보='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본보 9일자 5면 보도) 첫날인 9일 도내 약국 약사들은 다소 혼란을 겪으면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정부의 역할을 대신했다 .

춘천 후평동의 약사 손모(55)씨는 이날 총 100여명의 구매자를 상대하느라 진땀을 뺐다. 손씨는 “약을 제조하면서 손님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마스크까지 판매하려니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전산시스템에 주민번호를 입력해야 하지만 마냥 기다리고 있는 구매자들을 위해 A4용지에 먼저 주민번호를 적어놓고 판매하는 '선 조치 후 보고' 방식을 택해 호응을 얻었다. 구매일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약국을 찾은 1957년생 방문객에게는 “화요일에 오시면 구매 가능하세요”라고 안내한 후 5부제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했다.

신북읍 한 약국의 약사들은 새벽부터 약국에 나와 여러 개의 마스크가 포장된 제품을 뜯은 후 2개씩 나눠 비닐팩에 포장했다. 마스크 5매가 들어 있는 업체 상품이 입고되면 약사들이 일일이 이를 나눠 재포장하는 작업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약사들은 요즘 기본적인 약 제조와 함께 마스크 판매 역할까지 맡다 보니 업무가 급증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소형 약국에서는 약사들이 마스크 판매에만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등 고충을 겪고 있다. 일부 약사는 “본연의 업무인 전문약 조제 등이 밀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약사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희생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릉시 옥천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5부제를 통해 고령층에게도 골고루 분배되는 것을 보니 괜찮은 제도인 것 같다”며 “오늘 125명가량이 방문했는데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판매에 나서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백규 춘천시약사회장은 “설명하고 안내하는 일이 고되지만 국민적 위기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약사들도 함께하고 있다”며 “시민과 약사들 간의 혼란스러운 부분은 협조해 감염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인규·박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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