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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이건희 회장이 소장했던 3조원 육박 문화재 미술품 상당수 기증…기부처에 관심

국보 제216호 '인왕제색도'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장했던 3조원에 육박하는 국보급 문화재와 미술품 상당수가 기증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부처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4일 미술계에 따르면 삼성 측 의뢰로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등 3개 기관이 감정한 결과 이 회장이 남긴 문화재와 근현대미술품 약 1만3천 점의 감정평가액은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부 규모는 1조~2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컬렉션의 면면을 보면 세계 일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버금가는 규모와 수준을 자랑한다.

조선 후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와 '금강전도'(국보 제217호)를 비롯해 '금동미륵반가상'(국보 제118호), '백자 청화매죽문 항아리'(국보 제219호) 등 국보 30점과 보물 82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에 이어 고미술품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이 회장은 개인으로는 국내에서 국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컬렉터였다.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천200여 점에는 '농악'·'나무와 두 여인'·'빨래터' 등 박수근의 작품 90여 점을 비롯해 이중섭, 김환기, 이우환 등의 주요 작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 근현대미술 작품 1천300여 점 중에는 마크 로스코 '무제', 알베르토 자코메티 '거대한 여인', 프랜시스 베이컨 '방 안에 있는 인물', 모네 '수련', 게르하르트 리히터 '두 개의 촛불' 등이 있다.

미술계 안팎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중 문화재와 한국 근현대미술 일부를 각각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미술품 등 나머지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현재 삼성과 해당 기관 측은 구체적인 기부 작품 등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상속세 납부 기한이 다가온 만큼 곧 삼성 측에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컬렉션이 흩어지지 않고 맥락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한데, 삼성 측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 작품 상당 부분을 기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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