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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식사 의미 넘어 어르신 건강 살피는 한끼

춘천 돌봄도시락 효과 톡톡

북부노인복지관 수행 중

독거노인 영양결핍 해소

안부확인 노노케어 큰몫

지난 9일 춘천 후평2동의 어느 집 앞, 돌봄 도시락 배달을 하던 A씨는 어제 배달한 도시락이 비워지지 않고 그대로인 것을 확인했다. 도시락을 받는 어르신의 상태를 걱정하던 중, 집주인을 통해 어르신의 의식이 또렷하지 않고 움직일 수 없이 누워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A씨로부터 상황을 통보받은 춘천시 복지정책과 역시 긴급 상황으로 판단, 춘천시 북부통합돌봄팀과 후평2동 행정복지센터 담당자를 급파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어르신의 건강 상태가 위급하다고 보고 119를 통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 소중한 목숨을 구했다.

또 치매 증세가 나타난 어르신의 정보를 보호자와 공유하고, 라면 한 끼로 점심을 때우던 80대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면서 영양 결핍을 예방하는 등 돌봄이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돌봄 도시락 배달은 직접적으로 소중하면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위기에 처한 독거노인을 살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의 결식을 막기 위해 시작한 일이 비극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낳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앞선 사례에서 어르신의 결식을 처음 확인한 A씨는 도시락을 배달하는 춘천북부노인복지관 돌봄 도시락사업단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였다. 춘천북부노인복지관은 올 1월부터 춘천시가 노인돌봄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 일환으로 지원하는 돌봄 도시락 사업을 수행, 영양 결핍이 우려되는 만 65세 이상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돌봄 도시락 사업단은 주 5일 도시락 배달을 통해 어르신의 안부까지 확인하는 ‘노노케어'(Care)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의미로, 여력이 있는 건강한 노인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움이 필요한 노인에게는 돌봄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박재호 춘천북부노인복지관장은 “생명이 위독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발견하는 일뿐 아니라 영양 결핍 상태에 놓인 어르신들의 건강이 호전되고 있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며 “앞으로도 시와 긴밀히 협력해 지역사회가 책임지는 노인돌봄정책을 펼치고, 독거 어르신이 편안하고 안전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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