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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4보]소방청, 전국 동시다발 산불에 긴급중앙통제단 가동…직원 비상소집

기온 크게 오르고 습도 낮아…가뭄에 강풍까지 '산불 비상'
오후 4시까지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 40여건 발생

◇2일 오후 산불이 발생한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소방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인왕산을 비롯해 충남 홍성, 경기, 경북, 강원, 전북, 대전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행정안전부, 소방청 등 관계기관이 긴급 대처에 나섰다.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가 '경계' 단계까지 격상되자 소방청은 이날 오후 1시 20분부로 긴급중앙통제단을 가동하고 오후 2시 12분 직원 비상소집을 했다. 현재 서울, 대전, 홍성 산불에 대해 소방청은 대응 최고수준(3단계) 아래인 2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방화선 구축에 힘쓰고, 선제적으로 인명 대피를 유도하라고 지시했다.

또 장시간 화재진압에 대비해 현장 대원의 안전 확보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김성호 행안부 난안전관리본부장도 홍성군 산불이 확산하자 산림청, 소방청, 지자체에 가용자원을 신속히 최대한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김 본부장은 소방 방화선을 철저히 구축해 민가 피해를 막고, 재난문자로 주민들에게 산불 진행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라고 했다.

필요한 경우 주민 대피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해두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전국에서 산불이 나고 있으므로, 모든 가용자원의 출동 태세를 점검하는 등 화재 초동 진화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2일 오전 11시께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오후 8시를 넘긴 시각까지도 민가로 확산하고 있다. 9시간 넘게 확산하고 있는 산불로 산림 당국 등은 산불 3단계를 발령해 장비 107대, 인력 3천173명을 동원해 불을 끄고 있으나 이날 밤을 넘겨야 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서울과 대전 등에 건조경보를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특보가 발령됐다.

우리나라가 연일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면서 맑은 날이 이어졌고 이에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다. 비다운 비가 내린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낮에는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습도가 더 낮아진다.

봄철은 원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자주 지나는 계절이다. 다만 종종 북서쪽이나 남서쪽에서 기압골이 접근해오면서 비를 뿌리는 등의 일도 발생하는데 올해는 그런 경우가 적었다. 기압골들이 우리나라 북쪽이나 남쪽으로 통과해버렸다.

이날도 우리나라는 동해북부해상에 자리한 고기압 때문에 전국이 맑다.

서울은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91일간 비가 10㎜ 넘게 온 날이 단 하루(1월 13일 37.3㎜)다. 전국에서 비가 가장 자주 온 제주조차도 올해 강수량이 10㎜를 초과한 날이 모두 합해 일주일 남짓이다.

1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84.4㎜로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121.1㎜)의 67.3%에 그친다. 1973년 이후 9번째로 적다. 충청 강수량이 특히 부족한데 충북은 누적 강수량이 52.6㎜로 평년 치 절반, 대전·세종·충남은 47.4㎜로 평년 치의 45%에 불과하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순간풍속이 시속 35㎞(10㎧)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고 있으며 특히 영남에는 순간풍속이 시속 55㎞(15㎧) 내외인 강풍이 불고 있어 산불 확산을 부채질 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산불이 발생, 등산객들이 화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산림청이 2003∼2022년 산불 발생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에는 740건의 산불이 발생해 20년간 가장 많았다. 피해 면적도 산림 2만4천782ha(헥타르)에 달했다.

특히 불에 타기 쉬운 마른 낙엽과 풀이 많고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부는 봄철에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는데, 지난해 3월에도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 삼척까지 확대돼 산림 약 1만6천ha와 주택 259채가 소실됐다.

지금 건조한 날씨는 다음 주 중반 비가 오면서 해소되겠다.

기상청은 4일 밤부터 중국 산둥반도 쪽에서 기압골이 접근해오면서 전국적으로 단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비는 4일 늦은 오후 제주에서 시작해 밤에는 중부지방·호남·경북북부내륙으로 확대되겠다. 이후 5~6일에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오후 4시까지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40여건 발생했다.

시간대 별로 정리하면 이날 오후 3시28분께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의 1457번지 일대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소방당국과 철원군이 헬기를 비롯한 장비 12대와 인력 66명을 동원해 진화 중이다. 산림·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피해 면적과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오후 3시 20분께 전북 고창군 상하면 송곡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2일 오후 3시28분께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의 1457번지 일대서 산불이 발생했다. 사진=강원도산불방지대책본부 제공

소방·산림 당국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2대와 소방차 14대, 진화대원 42명 등을 투입해 진화하고 있다.

현재 주불을 절반가량 진화한 상태다. 이 불로 주변에 사는 부부가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산림 당국은 불이 진화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3시께는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의 한 사유림에서 화재가 발생해 산림·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불이 나자 산림·소방당국과 원주시, 군당국 등은 헬기를 비롯한 장비 13대와 인력 66명을 투입, 진화 작업에 나섰다. 산림·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화재로 최소 산림 0.2㏊가 불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낮 12시 11분께는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에서 산불이 나 헬기 4대가 투입됐고, 오전 11시 57분께는 남양주시 와부읍 야산에 불이 나 산림 당국이 헬기 4대를 투입해 진화 중이다.

오전 11시 48분께도 경북 군위군 소보면 보현리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 당국이 '산불 1단계'를 발령하고 대응하고 있다.

산림청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산불은 인근 밭에 설치된 비닐하우스에서 용접 작업 중 불티가 산으로 튀며 발생했다.

산림 당국은 오후 3시께 동원령 산불 1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1단계 적용 기준은 예상 피해 면적 10∼30㏊ 이상, 평균 풍속 2∼4㎧ 이상, 예상 진화까지 3∼8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될 때 발령된다.

현장에는 진화 헬기 17대, 장비 35대, 인력 443명이 투입됐다.

◇2일 오후 3시께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의 한 사유림에서 화재가 발생해 산림·소방당국 등이 진화 중이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오후 4시 기준 산불 영향 구역은 약 10㏊로 추정됐으며, 진화율은 20%다.

오전 11시 23분께 양평군 지평면 야산에서도 불이 나 헬기 8대와 산불진화대원 50여 명이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전 11시 12분께 화성시 양감면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화성 산불은 44분 만인 오전 11시 56분께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

오전 11시 3분께 충북 옥천군 군북면 인근 야산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헬기 5대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며 화재가 난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5명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앞서 오전 11시께는 충남 홍성군 서부면 중리 한 산에서 큰불이 났다. 산림 당국은 낮 12시 40분을 기해 산불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10대와 장비 11대, 진화대원 189명을 동원해 불을 끄고 있다.

천안시 동남구 북면과 목천읍, 서산시 해미면에서도 각각 산불이 났다가 진화됐으며 금산 복수면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산림 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

대전 서구도 재난문자를 통해 "12시 18분께 산직동에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며 "주민과 등산객은 즉시 대피하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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