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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3보]코스피 9% 코스닥 11% 폭락…시총 235조원 증발 '블랙먼데이'

美 경기침체 공포 확산 외국인·기관 투매…역대 최대 낙폭·하락률
코스피 종목 98% 동반 추락…4년5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삼성전자 -10.3% 7만1천400원에 마감…16년 만에 최대 하락률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으로 출발해 장중 10% 넘게 급락하며 2,400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34.64p(8.77%) 내린 2,441.55로 마감했다. 최저치는 282.23포인트(10.81%) 내린 2,386.96이다.2024.8.5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34.64p(8.77%) 내린 2,441.55로 마감했다. 2024.8.5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이날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며 2,450 아래로 내려가 2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경우 발동된다. 2024.8.5

미국발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5일 코스피가 8% 넘게 폭락하면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하락), 장중 기준 2011년 8월 9일(184.77포인트 하락)이 직전 최대였다. 하락률로는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다.

지수는 전장보다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으로 출발해 가파르게 낙폭을 키우며 2,600선과 2,500선을 차례로 내줬다.

급기야 이날 오후 2시 14분께 8% 넘게 내리며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거래가 20분간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거래 재개 직후에는 코스피 지수가 10% 넘게 내리면서 잠시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최저치는 282.23포인트(10.81%) 내린 2,386.96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924개 종목이 내렸고, 11개 종목이 올랐다. 코스피 종목 중 98%의 주가가 흘러내린 것이다. 이는 하루 기준 역대 최대 하락 종목 수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전장 대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그래픽] 코스피·코스닥 추이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전장 대비 1.77% 내린 765.57로 출발해 폭락을 거듭하면서 600대로 내려앉았다.

코스닥 시장에도 이날 오후 1시 56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됐다.

제도가 도입된 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날이 사상 여섯 번째,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이 열 번째다. 서킷브레이커는 단계별로 하루에 한 번만 발동 가능하다. 2단계 서킷브레이커는 전장에 비해 지수가 15% 이상 하락하고 1단계 발동 지수 대비 1% 이상 추가 하락한 경우에 발동된다. 2단계 발동 시 1단계와 마찬가지로 20분간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

3단계 서킷브레이커는 전장 대비 20% 이상 하락, 2단계 발동 지수 대비 1% 이상 추가 하락한 경우 발동되고 발동 시점을 기준으로 모든 주식 거래가 종료된다.

이날은 코스피와 코스닥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시(사이드카)도 2020년 3월 23일 이후 4년 4개월여 만에 동시 발동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997조7천450억원으로 하루 만에 약 192조원이 증발했다. 시총 2천조원이 깨진 것은 2024년 1월 22일 이후 196일 만이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338조4천265억원으로 하루 동안 약 43조원이 날아갔다.

양 시장 시총을 합치면 이날 주가 폭락으로 235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천282억원, 2천696억원 순매도를 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1조6천96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가 미국 경기 침체 공포를 반영하면서 2거래일 연속 2% 넘게 하락 출발하며 2,600선 붕괴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8.5 사진=연합뉴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장중 한때 1조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하다 막판 매수 우위로 돌아서 1조2천118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천472억원, 1천178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6천785억원 순매도를 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원 오른 1,374.8원에 거래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위권 대형주는 모두 내렸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0.3% 급락한 7만1천400원에 마감했다. 2008년 10월 24일(13.76%) 이후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SK하이닉스(-9.87%), LG에너지솔루션(-4.17%), 현대차(-8.2%), 기아(10.08%), KB금융(-7.69%), 신한지주(-7.53%), PSOCO홀딩스(-11.78%), HD현대중공업(-11.0%) 등이 맥없이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1.85%), 기계(-11.1%), 화학(-10.67%), 철강및금속(-10.13%), 섬유의복(-10.07%), 제조업(-9.18%) 등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11.30%), 알테오젠(-11.36%), 에코프로(-11.07%), HLB(-4.69%), 삼천당제약(-14.99%), 엔켐(-11.03%), 셀트리온제약(-13.72%), 휴젤(-10.4%), 실리콘투(-13.79%) 등 시총 상위 종목이 10% 넘게 내렸다.

[그래픽] 역대 코스피 하락률 순위

이날 국내 증시는 지난주 미국 제조업 지표에 고용지표 부진까지 겹치면서 이틀 연속 급락한 뉴욕 증시 흐름을 따라갔다.

다만 지난주 말(2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1.51%, 1.84%, 2.43% 내린 점과 비교하면 낙폭이 과대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는 단번에 오지 않는다. 모든 상황이 누적되고 누적돼 어떤 트리거에 의해 발동된다"며 "최근 시장 움직임은 펀더멘털(기초여건) 외적 요인의 과한 개입에 따른 낙폭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주 말(2일) 뉴욕증시는 제조업 지표 부진에 고용지표 부진까지 겹치면서 이틀 연속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1.51%, 1.84%, 2.43% 내렸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실업률은 4.3%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치인 4.1%를 상회했다.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1만4천명 늘어나 시장 예상치(17만6천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기획재정부 제공]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별한 대응체계 유지를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미국 경기둔화 우려 부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관계 기관과 함께 높은 경계심을 갖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해달라"며"필요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에 따라 긴밀히 공조·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정책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을 주문한 관계기관 합동 컨퍼런스콜에 이어, 과도한 시장 불안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추가로 내놓은 셈이다.

앞서 기재부는 이날 오전 차관보 주재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우리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도 전반적으로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정부·한국은행은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긴밀한 관계기관 공조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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