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난카이 해곡 대지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일본에서 제 5호 태풍 '마리아'의 상륙까지 예고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현지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은 오는 12일 혼슈 동북부 도호쿠 지방에 태풍이 상륙해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돼 일부 지역이 고령자를 대상으로 피난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리아'는 태평양에서 일본 센다이 북서쪽을 향해 서북서진 중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중심 기압 98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27m/s, 태풍 강도 '중'으로 세력을 키운 상태다.
태풍은 오는 12일 도호쿠 지방에 상륙해 북서쪽으로 이동하며 일본 열도를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날 밤부터 13일까지 이와테현, 미야기현, 아오모리현 등지에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도호쿠 지방 태평양 연안에서는 이 기간 평년 8월 전체 강수량을 뛰어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산사태와 침수, 하천 범람 등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와테현 이와이즈미초(岩泉町), 다노하타무라(田野畑村)에는 고령자 피난을 요청하는 정보가 발표됐다.
이와테현 일부 지역에는 체육관과 학교 등에 피난소가 마련됐다.
교도통신은 "이번 태풍으로 교통 혼란이 예상되는 등 시민 생활에 영향이 있을 듯하다"며 고속열차 신칸센과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태풍이 느리게 움직이면 14일에도 도호쿠 지방이 태풍 영향권에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1일 산케이신문은 대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 방재용품과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 8일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에서 일어난 규모 7.1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하자 지진 발생 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방재용품 판매량과 방재 앱 다운로드 횟수가 급증했다.
오사카부 방재 앱은 미야자키현 지진이 발생한 8일부터 9일 오후 3시까지 다운로드 횟수가 약 5천300회에 달했다.
오사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없던 증가세"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시코쿠 동부 도쿠시마현 당국의 라인 계정 등록자 수도 7일부터 9일 밤까지 사흘 동안 800명가량 늘었다.
지난 8일 지진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미야자키현 니치난시의 한 슈퍼에는 지진 발생 직후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이곳에는 가구를 고정하는 도구나 물 등이 진열됐는데, 하루 뒤인 9일 저녁께 대부분이 팔렸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니치난시 북쪽에 있는 미야자키시의 한 슈퍼에서도 지진으로 수도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용변을 처리하는 간이 화장실 관련 용품이 한 시간 만에 약 100개가 팔려나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 주요 기차역은 전날 귀성객과 관광객으로 붐볐으나, 지진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또 일부 지자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으며, 숙박 예약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노약자가 많은 고령자 시설과 병원은 대피 계획과 관련 용품을 점검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일본이 경계하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일본 정부는 규모 8∼9 규모의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이 지진이 일어나면 최대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파손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난카이 해곡 주변에서는 1944년에 규모 7.9 지진, 1946년에 규모 8.0 지진이 각각 발생한 바 있다.
일본 기상청은 미야자키현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확률이 기존 약 0.1%에서 0.4% 정도로 높아졌다고 판단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2019년 운용 이후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러한 발생 확률은 1904∼2014년 세계에서 일어난 규모 7 이상 지진 1천437건 중 7일 이내에 같은 지역에서 규모 8 이상 지진이 재발했던 사례가 6번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산출됐다.
재발 사례 6건 중에는 2011년 3월 9일 규모 7.3 지진 이틀 뒤인 3월 11일 규모 9.0의 거대 지진이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 포함됐다.
지난 8일 지진이 발생했던 미야자키현 해역에서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날 오전 7시 42분에도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신모에다케에서는 2017∼2018년 분화가 잇따라 일어나 연기가 수천m 상공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해곡 대지진과 관련해 지각 뒤틀림을 관측하는 지점 3곳에서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지각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5일 오후 5시에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할 방침이다.
아사히신문은 지진 임시 정보를 1주일간 유지하는 이유와 관련해 "지진 발생 직후에는 지진 활동이 활발해 큰 지진이 오기 쉽다"며 "1주일 정도 지나면 지진 직후 2∼3일간과 비교해 지진 활동이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