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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티머니 전산망 '먹통' 전국터미널 140곳 매표·발권 못해 '발동동'…이용자 큰 불편

터미널마다 승객 몰려 큰 혼잡…일부 택시서도 운행등록·요금수납 장애
예매 승객 인적사항 확인 후 탑승…티머니 "피해 보상안 마련에 최선"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 버스 전산망 오류로 매표가 어렵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이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좌석 예매 등에 쓰이는 티머니 전산망에 오류가 빚어져 전국 버스 터미널에서 승객들이 승차권을 발권하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2024.10.27

휴일인 27일 오후 택시와 시외버스 발권 시스템을 운영하는 티머니 애플리케이션 전산망에 오류가 발생해 전국 버스 터미널에서 승객들이 승차권을 제때 발권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

티머니와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6분부터 약 2시간가량 티머니 부평 전산센터에서 시스템 장애가 일어나 전국 고속·시외 버스터미널 140여곳에서 매표와 발권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현장에서 승차권을 구입하는 승객뿐만 아니라 앱으로 미리 표를 예매한 승객까지 일일이 구매 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고속버스는 제 시각에 출발하지 못해 큰 혼잡이 빚어졌다.

각 터미널에서는 비상 발권 시스템을 가동, 우선 승차권을 수기로 발권하고 현금이나 계좌 이체를 통해 요금을 받았다.

또 일부 터미널에서는 승객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출도착지 등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버스에 타도록 하고 추후 요금을 내도록 안내했다.

강원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들은 전산망 '먹통' 소식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휴가를 나온 군 장병들은 터미널 발권기에 '버스 전산망 오류로 매표가 어렵다'는 안내문을 확인하고는 매표 창구에서 현장 예매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기사들이 승객들의 좌석 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수첩과 볼펜을 이용해 일일이 기록하느라 탑승이 조금씩 지체됐다.

주말을 맞아 동해안을 찾은 관광객들도 돌아갈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승객들이 무인 발권기를 이용해 예매한 표를 뽑으려 하자 계속해서 오류 메시지가 떴고, 이에 터미널 직원들이 상황을 설명하고 매표소 이용을 권하기도 했다.

◇티머니 고속버스 앱 먹통 상황[티머니 고속버스 앱 캡처=]

매표소 대기 인파가 길어지자 정시 탑승 여부 등을 염려해 언성을 높이는 승객들도 있었다.

이에 강릉시외버스터미널 측은 비상발권 시스템을 가동, 버스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조처했다.

강원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는 "좌석번호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승객들도 있어 우선 급한 대로 휴대전화 번호만 받아 버스에 태우고 있다"며 "현재까지 환불 요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후 3시께부터 발권 시스템이 점차 정상화됐으나, 승객들은 무인 발권기 대신 매표소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민 김모(27)씨는 "동서울에 가는 버스를 예매하려고 했는데 티머니 앱에 오류가 생겨 처음에는 주말이라 그런 줄 알았다"며 "티머니 오류 관련 뉴스를 보고 현장으로 왔는데, 현장에서도 대기 줄이 길어 다음 차례 버스를 타게 됐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모(34)씨는 "주말이라 표도 별로 없는데, 무인 발권기를 이용하다가 또 오류 생길까 봐 매표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오후 1시 5분부터 3시까지 두 시간 가까이 매표와 발권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발권 키오스크와 티머니 모바일 앱이 모두 먹통이 되면서 비상 발권 창구 앞에 승객 수백명이 길게 줄을 섰고 버스 탑승도 지연됐다.

터미널 측은 승객들에게 목적지별 승강장으로 이동해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한 뒤 탑승하도록 안내했으며 추후 예약 내용을 확인하거나 결제를 요구하기로 했다.

◇27일 오후 강원 강릉시외버스터미널의 한 버스 발권기에서 예매 승차권 발권 시 오류가 생기고 있다.

또 키오스크 사용을 안내하는 직원들을 기존 4명에서 총 10명으로 추가 배치해 전산망 장애를 설명하고 발권 업무를 도왔다.

이날 소동으로 오후 시간대 차량 매진이 이어지면서 당일 현장 매표를 하러 온 승객들이 1∼4시간가량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최순임(62)씨는 "딸에게 서울로 가는 버스 예매를 부탁했는데 앱 접속이 안 돼 터미널에 와서 1시간 30분 뒤 출발하는 표를 끊었다"며 "그나마 서울은 운행 차량이 많아서 덜 기다린 편"이라고 말했다.

김경욱(34)씨는 "친구와 점심을 먹고 늦은 오후에 부산 사상터미널로 출발하려고 했는데 표가 전부 매진돼 3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부산터미널로 가기로 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 27일 오후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 버스 전산망 오류로 매표가 어렵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이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좌석 예매 등에 쓰이는 티머니 전산망에 오류가 빚어져 전국 버스 터미널에서 승객들이 승차권을 발권하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2024.10.27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2시간가량 발권 등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은 꼼짝없이 발이 묶였고, 휴대전화 화면의 티머니 앱을 연신 '새로 고침'했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무인 발권기마저 모두 먹통이 되면서 3곳밖에 열리지 않은 매표 창구 앞에 한때 발권을 받으려는 승객 150명가량이 몰려드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터미널 측은 추가 직원들을 투입해 미리 예매하지 못한 승객들의 현장 발권을 도왔으나, 잔여 좌석 수 등 전산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고 발권해야 했던 탓에 일부 승객은 원래 타려 했던 버스를 타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성모(75)씨는 현장 발권을 받은 뒤 터미널 측의 안내를 받고 오후 3시 20분에 동서울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으나, 그 사이 시스템이 복구되면서 좌석번호를 배정받고 버스에 오른 다른 승객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경기와 부산, 대구, 전주 등 전국 곳곳에서도 고속버스 전산망 오류로 매표와 탑승 검표에 차질이 빚어졌다.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기사가 승객들의 좌석 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 정보를 수기로 받아적으며 탑승을 안내하고 있다.이날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좌석 예매 등에 쓰이는 티머니 전산망에 오류가 빚어져 전국 버스 터미널에서 승객들이 승차권을 발권하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2024.10.27

아울러 이날 티머니 앱을 사용하는 일부 택시에서도 운행 등록과 요금 수납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 카드 결제를 통합 요금 수납과 배차 콜 시스템도 한때 마비돼 승객들은 기사에게 계좌이체를 하거나 현금을 내는 등 불편을 겪었다.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고속버스 터미널 전산 오류로 카드 결제가 안 된다"라거나 "티머니 앱이 안 켜져 승차권을 보여줄 수가 없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일부 택시의 경우 미터기는 켜졌지만,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고 일부 차량은 미터기의 부팅 자체가 되지 않아 상당수 택시 기사들은 차 운행을 중단하고 택시공제조합에서 운영하는 충전소에 차를 대기시켜 놓고 기다려야 했다.

오류는 긴급 복구 작업을 거쳐 오후 2시 40분께 고속버스 매표 시스템과 무인 발권기를 시작으로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오후 3시에는 시외버스 시스템이, 오후 3시 10분에는 '티머니GO' 앱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티머니는 "이번 서비스 오류는 티머니 인천 부평센터의 시스템 장애로 발생했다"라며 "피해 소비자에 대해서는 보상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스템 장애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네트워크 장비와 통신망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10월에도 티머니 전산망에 약 1시간 넘게 오류가 빚어져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발권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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