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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檢, '오세훈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업가 김한정 압수수색…명태균 수사 신호탄

김씨의 서울 동작구·제주시 자택과 서울 여의도 소재 사무실 등 4곳 압수수색

◇오세훈 서울시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중앙지검이 창원지검으로부터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및 여론조사 관련 고발 사건 등을 넘겨받은 뒤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전부터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의혹으로 오 시장 지인이자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의 서울 동작구 및 제주시 자택과 서울 여의도 소재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여론조사 비용 3천300만원을 오 시장 대신 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씨는 오 시장과 안철수 당시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시점을 전후한 2021년 2∼3월 5차례에 걸쳐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한 강혜경 씨 개인 계좌로 3천300만원을 송금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 시장과 관련해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명씨의 지시로 오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설문안을 짰고, 오 시장 측에 원본 데이터도 제공했다는 게 강씨 주장이다.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과 김씨, 명씨가 '3자 회동'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던 오 시장이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명씨에게 말했고, 2021년 2월 세 명이 만난 자리에서 김씨가 "이렇게 돈이 들었는데 이기는 조사는 왜 안 나오나"고 했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오 시장은 이런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해왔다.

◇명태균씨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조사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3자 회동설 역시 "초기에 명태균은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끊어냈는데, 3자 만남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날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명씨는 우리가 거래를 끊기 전에 만났던 것을 반복적으로 얘기해 국민에게 착시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사람 흠집 내기만 반복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오 시장은 명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태이며, 그동안 했다는 여론조사의 전달 결과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면서 "오세훈 측 그 누구도 받지 못한 13건의 여론조사를 누구에게 줬는지나 밝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역시 당시 오 후보 선거캠프와는 무관한 일이며, 오 시장을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는 명씨의 말에 개인적으로 비용을 댄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명씨 측은 오 시장과 네 차례 이상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 측으로부터 받은 금액도 5천만원 이상이라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대로 김씨를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는 지난해 11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오 시장과 김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명씨 사건을 수사하던 창원지검이 이 사건도 배당받았지만, 지난 17일 창원지검은 명씨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소하지 않은 공천 개입 및 여론조사 관련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한편, 오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명씨 측 주장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자 이날 오전 연합뉴스TV 라이브투데이에 출연해 "민주당이 요즘 굉장히 명씨에게 의존한다. 민주당의 아버지가 이 대표인 줄 알았더니 명씨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꼬았다.

이어 "예전에 민주당이 저와 명태균 간에 카카오톡 대화와 통화 내용이 있다고 해놓고는 그 이후 아무것도 못 밝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오 시장은 "미공개 여론조사 결과가 저희 캠프가 아니라 당에 전달됐다는 것이 여러 보도와 정황상 밝혀지고 있다"며 "당과 저희 캠프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계속 말렸던 미스터리가 풀렸다"면서 "명씨가 삼자 대결해도 이긴다고 당과 여의도연구소, 김 비대위원장에게 자료를 갖다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관련해선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라며 "판결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지만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여야, 어느 쪽을 지지하는 국민 모두 화합하는 분위기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는 "헌재 결정이 나오면 깊은 고민을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당내 또 다른 대권주자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장직 사퇴를 언급한 것에는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지만 현직 시장이기 때문에 헌재 결정이 나온 후 심사숙고를 해야 할 문제이지 미리 말하는 것은 저로선 좀 이르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중도층도 당의 핵심 지지층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정치적 스탠스를 조정하고 입법 작업을 하는데 그분들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조에서 당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맺음말로 "국내외 경제가 많이 어려워 서울시도 중앙정부와 호흡을 맞춰 3·4월 추경을 준비 중이다"라며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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