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의 산림은 화전정리사업과 각종 조림사업에 성공한 뒤에도 다양한 고비를 겪었다. 봄철이면 번번이 대형 산불의 아픔을 맞이해야 했고, 그때마다 복구의 시간이 소요됐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며 세계인의 유산으로 남은 강원의 산림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되어야 할까. 극복의 역사와 향후 나아갈 방향을 짚는다.
■대형 산불만 32건='대형 산불'은 강원의 산림을 위협하는 주요 위험 요인이다. 강원특별자치도산불방지센터에 따르면 도내에서 1990년대 이후 발생한 대형 산불만 32건에 이른다. 특히 1996년 사흘간 고성 일대를 태운 '고성산불'은 3,762㏊의 피해를 야기한 '산림 참사'다. 고성 일대는 2000년 또다시 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 천혜의 산림이 두 번이나 훼손되는 비극을 맞았다. 그러나 산불지역에는 2001년부터 자연 복구와 인공 조림을 동시에 추진되면서 울창한 산림이 다시 자라나고 있다. 2025년 현재는 활엽수와 침엽수가 동시에 자라며 산불 피해지의 모습을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까지 복구가 진행됐다.
■분쟁지역 넘어'명품 숲'으로=강원지역 비무장지대와 접경지역 일원에 남아 있는 산림 역시 정전 이후 수많은 어려움을 거쳐 2025년 현재의 보존 상태에 이르렀다. '람사르협약'의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대암산 '용늪'에는 생태계의 보고인 끈끈이주걱, 금강초롱, 비로용담, 제비동자꽃, 닷꽃, 산골조개, 앵초 등이 자생하며 세계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또, 산림청에서 선정한 한국의 명품 숲인 인제 자작나무 숲은 자연 생태관광지로 지정, 자작나무 69만여그루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산림경영' 강원 산림의 미래=전문가들은 이제 강원 산림을 '녹화'하는 단계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산림을 경영하고, 임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정기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이제는 산림 녹화를 넘어 산림 경영이 필요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기본적인 산불 예방과 산림 보호에 이어, 산림으로 안정된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