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가뭄으로 관광객은 줄고, 들어오는 돈은 줄었는데 나가는 비용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체감경기가 너무 얼어붙었어요.”
강릉에서 중소 숙박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8월 들어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은행 강릉본부가 28일 발표한 '2025년 8월 강원 영동지역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심리지수(CBSI)가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기준치인 100을 밑돌며 하락세를 보였다.
8월 기준 강릉지역 제조업 CBSI는 89.1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고, 비제조업은 92.8로 무려 7.8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비제조업의 9월 전망치는 83.7로, 한 달 만에 14.2포인트나 급락해 추석 전후 비수기를 앞두고 지역 서비스업 전반이 위축된 분위기를 반영했다.
강릉의 관광, 도소매, 운수, 숙박 등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 CBSI는 100을 넘기던 지난달과 달리 급속히 하락했다. 특히 ‘채산성’ 지수는 13포인트 떨어지며 수익성 악화를 그대로 드러냈다. '자금 사정'도 4포인트 하락했고, 매출도 줄어들며 전반적인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 도소매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관광객이 뜸하고 현지 소비도 위축된 상태라 계절적 비수기와 소비심리 위축이 동시에 왔다”며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팔리는 물건은 없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비제조업체가 꼽은 애로사항으로는 '내수 부진'(30.2%)과 '인건비 상승'(19.3%), '경제 불확실성'(10.4%) 외에도 '비수기 등 계절적 요인'(7.3%)과 '경쟁 심화'(5.8%)가 전월보다 각각 2.5%포인트, 3.5%포인트 증가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반영됐다.
강릉지역 제조업체들은 전반적인 업황 BSI는 전월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실질적인 지표인 생산과 신규수주 지수가 각각 12포인트, 9포인트씩 떨어지며 부정적 흐름을 보였다. 특히 중소 기계부품업체나 금속가공업체를 중심으로 “계약이 줄어든 건 물론, 납품단가 인상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 나왔다.
전국적으로는 같은 기간 제조업 CBSI가 1.4포인트 상승(93.3), 비제조업도 0.7포인트 상승(89.4)한 것과 비교하면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은 경기 회복세에서 소외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강원 영동지역 327개 업체 중 응답한 293개 업체(응답률 89.6%)를 대상으로 8월 11일부터 24일까지 실시됐다.
이영환 한국은행강릉본부 조사팀장은 “강릉은 제조업 비중이 낮고 관광·도소매 등 내수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지역경제가 계절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한 지역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