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향교의 시간 속 의미와 인간의 마음을 담아낸 기록이 전시로 펼쳐진다.
차재철 사진가의 개인전 ‘홍천향교의 문화유산전–20여년의 기록’이 오는 7일까지 홍천미술관에서 열린다.
차 사진가와 향교의 인연은 2005년 봄, 홍천향교에서 열린 전통 혼례에 우연히 참석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청년유도회 활동과 성균관 유교신문 기자 활동, 강원일보 객원사진기자 등을 이어가며 향교와 유교의 세계를 조용하고 깊게 사진에 담아냈다.

성종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홍천향교는 6·25 전쟁으로 소실됐다가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이번 전시는 유교 전통문화의 핵심인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중심으로 각 의례가 지닌 고유한 색채와 상징, 그 안에 스며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엮었다.
여름부터 봄까지 20여 년간 반복된 사계절의 기록 속에서 자연의 빛깔은 변해갔지만 유림들의 모습은 변치 않는 정신으로 계절을 맞았다. 차 사진가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과 ‘경로효친’이라는 유교적 가치를 실생활 속에서 체득했고 그 철학을 사진에 담았다. 전시는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전통과 정신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차재철 작가는 “한 컷의 사진이 누군가에게는 잊혀진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또 누군가에게는 위안과 응원이 되며 지나간 날의 가치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며 “이 사진들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깊은 응원과 관심 속에서 이 오래된 기록이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