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이모(13·철원)군에게 체육시간은 ‘운동’이라기보다 ‘대기’에 가깝다. 그는 “줄 맞추고 준비하고 설명 듣다 보면 정작 뛰는 시간은 10분 남짓”이라며 “체육을 해도 운동한 것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원주의 한 체육교사도 “운동장을 여러 학급이 함께 쓰다 보니 활동 강도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며 “오히려 ‘공부 시간 줄어든다’며 체육을 축소해달라는 민원이 더 많다”고 털어놨다.
학교 수업에서 체육의 자리가 급격히 좁아지면서 청소년들의 신체활동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전세계 청소년들의 신체 활동 수준을 평가하는 The Global Matrix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청소년 신체 활동은 57개국 중 최하위권인 'D-' 등급을 받았다.
이 평가는 각국의 청소년이 하루 60분 이상 중·고강도 신체활동(MVPA)을 종합해 평가하는데 한국은 MVPA 실천률에서 중학생 6.5%, 고등학생 3.0%에 그쳤다.
2023년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국내 초중고 남학생의 MVPA 실천 비율은 25.1%, 여학생은 8.9% 수준이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 청소년의 94.2%가 권장 기준(MVPA 또는 주 3회 이상의 근력·뼈 강화 운동)에 미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강원 지역은 소아·청소년 비만율 27.3%, 복부비만율 25%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방과 후 활동 역시 대안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원 일정과 과제에 상당한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신체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도 충분치 않아 사실상 ‘앉아 있는 일상’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건강을 정상화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체육수업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창환 강원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청소년 신체활동 부족은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인식과 구조가 만든 문제”라며 “정책과 학교 현장이 서로 맞물려 움직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