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1회를 맞은 횡성한우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1981년 '횡성태풍문화제'로 시작된 이 축제는 40여 년 동안 지역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2004년에는 축제의 성격을 새롭게 재정립했고, 2017년부터는 횡성문화관광재단의 전문성이 더해지며 지역 문화·관광·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은 단순한 행정운영을 넘어, 시대와 지역의 요구를 반영하며 진화해 온 '횡성의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이제 축제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축제의 규모 확대보다 중요한 과제는 횡성한우 고유의 가치와 경험을 중심으로 한 체류형 관광 콘텐츠의 강화다. 저출산·고령화로 지방소멸 위기를 겪는 횡성군에서 체류형 관광산업의 활성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성과는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이다.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뿐 아니라 주변 음식점, 카페, 농특산물 판매장, 읍내 소규모 상점들까지 관광객 증가 효과를 체감했다. 특히 숙박 예약률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 방문형 축제에서 '머무르는 관광', '다시 찾는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축제의 중심에 있는 횡성한우는 단순한 지역특산물이 아니다. 오랜 전통과 체계적인 사양 관리, 농가의 정성과 기술이 축적된 '횡성만의 문화'다. 이러한 브랜드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축제가 소비 중심의 행사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횡성한우의 생산 과정과 문화적 배경, 지속가능한 축산 시스템 등을 직접 체험하며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 기반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횡성한우 브랜드만을 전면에 내세운 먹거리 중심의 틀을 넘어 새로운 주제와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도 중요한 과제다.
올해 운영된 '한우리' 마스코트 기반 팝업스토어와 '한우리민속마을' 프로그램은 방문객들의 높은 만족을 이끌어 냈으며 앞으로 축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지표가 되었다. 나아가 축제의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시간과 공간을 확장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축제장을 중심으로 인근 관광지, 전통시장, 문화시설, 로컬 농가 등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계해 횡성형 체류관광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횡성호수길, 풍수원성당 등 지역의 훌륭한 기존 관광인프라와의 연계 및 ‘축제장 방문 → 관광지 체험 → 전통시장 맛 체험 → 예술공방 방문'으로 이어지는 복합 관광 코스가 마련된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올해 축제의 또 다른 성과는 운영 안정성이다.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과 안전관리 인프라 강화로 동선 관리, 안전대책, 자원봉사자 배치 등이 과거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운영되었다.
축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한 사실은 축제의 진정한 주인은 횡성군민이라는 점이다. 주민들의 협력과 열정 덕분에 축제가 흔들림 없이 운영될 수 있었고, 그 힘이 모여 전국 어디에도 없는 축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제 횡성한우축제는 오랜 역사성과 지역 정체성을 기반으로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스마트 관광 연계, 지속가능한 먹거리·농촌 콘텐츠 개발, 지역 전체를 하나의 축제 공간으로 확장하는 거점 전략 등이 필요하다. 축제가 지역의 인구·경제 흐름과 맞물려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주민들의 자부심과 헌신, 관광객의 따뜻한 호응은 횡성한우축제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축제, 지역을 풍요롭게 하는 축제,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미식관광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