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수면제 넣은 유제품 먹이고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일가족 5명을 목 졸라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내려진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1부(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고법판사)가 50대 이모 씨의 존속살해 및 살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선고한 무기징역에 대해 피고인과 검찰 양측이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지 않게 됐다.
이씨는 1심 재판에서부터 "사형 같은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을 내려 달라.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진술했으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했으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결과는 받아들였다.
검찰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 당일 법정에서 양형 사유를 충분히 설명했고 사형이 실제로 집행된 사례 등을 비교 분석까지 했다"며 "내부적으로도 상고 여부를 검토했으나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가족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두 딸과 배우자가 저항했으나 멈추지 않았다"며 "차마 입에 담기조차 버거운 비통한 범행"이라고 질타했다. 또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도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수십억원의 빚을 지고 힘들게 살게 될 생각에 범행했다는 동기는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며 "생계를 책임져 온 가장이라고 해도 감히 그리할 수는 없다"고 꾸짖었다.
이어 2004년 이후 사형이 확정된 15개 사건의 주요 양형 요소를 분석하며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을 엄중한 형으로 처벌할 사정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누구라도 수긍할 만큼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14일 밤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자기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이들을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주택건설업체 대표였던 이씨는 광주광역시 일대 민간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3월 24일 홍보관이 압수수색을 당하게 되고 이씨의 경찰 수사 소식을 알게 된 계약자들로부터 민사소송 및 형사고소를 당했다.
이씨는 이로 인해 수십억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게 돼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수면제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계획하다가, 본인이 죽으면 채무가 가족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피해자들을 먼저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받아 보관하던 수면제를 가루약으로 만들 목적으로 지난 3월 31일 알약 분쇄기를 구입했다. 잔혹한 살인 범죄를 벌이기 2주 전이었다.
이씨는 이후 4월 9일 보관하던 수면제 수십 정 중 일부를 분쇄기로 갈아 약봉지에 나누어 담았고, 범행 직전과 당일인 4월 13∼14일에는 발효 유제품 여러 개를 구입했다.
이어 4월 14일 저녁 용인시 자택에서 80대 부모에게는 마시는 유제품을, 50대 아내와 10∼20대인 두 딸에게는 떠먹는 유제품을 먹게 한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당일 밤 9시 30분부터 이튿날 0시 10분까지 2시간 40분에 걸쳐 잠이 든 피해자들을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범행 직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이튿날인 15일 오전 1시께 승용차를 이용해 사업차 머무는 광주시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났다. 그러면서 다른 가족에게 사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사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은 가족은 같은 날 오전 9시 55분 119에 신고했다.
경찰 검거 당시 이씨는 자살 시도로 인해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였으나 병원에서 회복한 이후 조사 과정에서 범행 일체를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