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몸’의 언어로 말해 온 마이미스트 유진규가 묻는다. “지금 여기에서, 당신은 어떤 몸으로 앉아 있는가?”
유 마이미스트는 28일 춘천 협동조합 공유책방 본책에서 월례 모임 ‘유진규 몸 나누기’를 연다. 모임은 오는 3월까지 매월 네 번째 주 수요일마다 이어진다.
몸으로 웃고, 몸으로 울었던 50여 년의 세월. 유 마이미스트는 시민과 마주 앉아 지난 여정을 회고한다. 모임은 공연 또는 강연, 워크숍의 형식을 띄지 않는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각자의 이름 앞에 붙던 수식어들을 모두 내려놓은 채 오직 몸의 소리에 집중한다.
짧은 영상을 시작으로 마임의 감각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 이어진다. 28일에는 ‘왜 몸 나누기인가’를 주제로 첫 자리가 마련된다. 참가자들은 유 마이미스트의 지난해 공연 ‘꽃’을 감상한다. 세월이 고스란히 새겨진 몸으로 풀어낸 작품은 온전히 나의 몸을 마주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다음달 25일 열리는 ‘마임을 한 이유’에서는 그의 초기작 ‘건망증(1989)’을 만나본다. 큰 불처럼 타올랐던 젊은 예술가의 몸. 그 몸짓이 남긴 재 속에 남은 수많은 불씨는 죽음의 언어도, 희생의 언어도 아닌 전이(轉移)의 언어로서 마임을 조명한다.
마지막 모임은 3월 25일 열리는 ‘춘천에서 몸으로 살았다’이다. 마임의 집에서 피워낸 시간들을 되짚으며 참가자들은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었던 예술을 회고한다.
유진규 마이미스트는 “몸 나누기란 더 크게 타오르는 일이 아니라, 내 안에 남아 있는 불씨들을 세상 속으로 흩어 보내는 일”이라며 “와서 앉아도 되고, 안 와도 된다. 나는 매달 한 번,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다”라고 초대의 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