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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공공기관 2배 우대 조항, 균형발전 역행의 전형

5극 행정통합 특별법 심사 과정서 드러나
입법적 특혜에다 지역 간 형평성 훼손
“지방 강해야 국가가 강하다” 빈말 돼선 곤란

최근 본격화된 5극 행정통합 특별법 심사 과정에서 통합특별시에 수도권 공공기관을 2배 이상 우대·배정하는 조항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조항은 일견 통합시의 행정 효율성과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강원특별자치도를 비롯한 비통합지역에 심대한 역차별을 초래하는 불균형 조항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 문제의 핵심은 제한된 이전 대상 공공기관 수다. 현재 수도권에 남은 2차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350여 개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고용 규모가 크고 파급력이 있는 ‘알짜 기관’은 극소수다. 그런데 통합특별법안은 이 제한된 기관들을 충남·대전, 전남·광주, 경북·대구, 경남·부산 등 통합시로 몰아주는 ‘2배 우대 배정’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곧 강원자치도와 같은 비통합지역은 공공기관 이전 혜택에서 철저히 소외된다는 뜻이다.

특히 강원자치도는 제주·전북·세종과 함께 비통합 특별자치단체로 분류되며 이미 기존 공공기관 유치 경쟁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 지리적 불리함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합시 우선 배정’ 원칙은 지역 간 형평성을 훼손하는 처사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설치법안’과 ‘충남·대전 통합특별시 설치법안’ 모두 해당 내용을 담고 있어, 이는 특정 지역에 대한 명백한 입법적 특혜로도 읽힐 수 있다.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균형발전의 실질적 수단이다. 실제로 강원자치도는 농협중앙회, 대한체육회 등 주요 기관 유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대전·충남, 광주·전남과도 경쟁 관계에 있다. 이런 가운데 통합시만을 우선 고려한다면 강원자치도의 미래 성장 기반은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강원자치도 범국민추진협의회가 국회에서 대규모 상경 집회를 예고한 것도 바로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통합은 선택이고 권한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은 어디까지나 공정해야 하며, 지방 간 형평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정부가 ‘선통합, 후합의’ 방식을 강조하며 통합 추진의 속도전을 펴고 있지만 그 이면에 비통합지역에 대한 세밀한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강원자치도가 3차 특별법 개정을 통해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지역 균형발전의 가장 강력한 수단을 다른 지역에 몰아주는 것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지방이 강해져야 국가가 강해진다는 인식은 말뿐이어서는 안 된다. 통합특별법 심의 과정에서 강원자치도를 포함한 비통합지역의 논리를 반드시 반영해야 하며, 공공기관 이전 기준도 형평성을 바탕으로 재정립돼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은 통합의 ‘보상’이 아니라,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국회와 정부는 지금이라도 특정지역 밀어주기식 입법을 철회하고 진정한 지방 균형발전의 대원칙에 부합하는 제도 설계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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