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최근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 사후관리 예산을 편성하며 도시재생의 ‘다음 단계’를 여는 선도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실험이 아니라 도시재생 사업의 본질을 묻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정책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도시재생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역 공동체의 장기적 성장과 회복력을 담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다.
지난 수년간 전국적으로 추진된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물리적 환경 정비와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표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대부분 사업 종료 후 유지·보수와 성과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컸다. 특히 고령 인구가 많고 인구 구조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주민 주도의 사후관리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조성된 공동체 공간이나 기반 시설이 방치되거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 그런 점에서 원주시의 이번 사후관리 정책은 도시재생이 ‘종료’가 아닌 ‘진화’의 과정임을 선언한 셈이다. 올해 시는 도시재생 사후지원 연구용역(1,800만원)과 함께, 학성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후속정비사업(1억원)을 추진한다.
특히 학성동 고지대에 승강기를 설치해 교통약자를 배려한 공간 재구성을 실현하려는 시도는 도시재생의 사회적 가치를 재확인하는 사례다. 물리적 정비를 넘어 지역 특성과 수요에 따른 맞춤형 접근이 돋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번 조치가 단발성 정비에 그치지 않기 위한 기획이라는 것이다. 시는 연구용역을 통해 기존 사업의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개선 및 보완 과제를 도출할 방침이다. 다만, 이 모든 시도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 우선은 주민 참여의 지속성과 확대이다. 도시재생은 행정의 주도로 시작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유지와 활용은 주민 주도성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주민 의견 수렴과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체계적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예산과 제도의 꾸준한 뒷받침이다.
사후관리 조례 제정이 일회성 대응에 머물지 않도록 장기적인 재정 계획과 실행 체계를 확립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향후 봉산동, 중앙동, 우산동 등에서 유사한 후속 사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사례가 지속적 모델로 정립되길 기대한다. 도시재생은 공간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의 삶을 바꾸는 작업이다. 원주시의 이번 정책 실험이 도시재생의 기준점이 되고 도시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데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