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법원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가운데,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진보성향 단체들이 1심 선고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5일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윤석열 내란재판 1심 판결 평가와 내란 청산의 남은 과제' 좌담회를 열었다.
박용대 민변 12·3내란 진상규명·재발방지 TF 단장은 '지귀연 재판부'가 내란이 약 1년 전부터 구상됐다는 특별검사 측 공소 사실을 기각하며 논리적 모순을 범했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2024년 12월 1일 이전의 행위들을 근거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로 인정하면서, 내란 행위가 12월 1일에 돼서야 시작됐다고 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강하게 결심한 날을 계엄 이틀 전인 12월 1일로 특정한 바 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법리적 판단도 틀렸다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재판부가 계엄의 위헌성·위법성에 대한 판단을 누락했다"며 "내란을 민주주의 헌정질서 파괴라는 헌법 규범으로 접근하지 않고 국회 기능 마비라는 부분적이고 기능적인 영역으로 축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양형 사유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오랜 기간 공직에 봉직했다는 점 등은 오히려 불리한 정상으로 삼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항소심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제대로 된 사법적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른바 '노상원 수첩' 등 1심이 인정하지 않은 증거에 대한 추가 조사 등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바로 내란죄에 해당할 수는 없지만, 헌법기관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면 내란죄가 성립한다"며 "이 사건 12·3 비상계엄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재판에 별다른 사정없이 출석을 거부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한 사정,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과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에 비교적 고령인 점 등도 유리한 양형 요소로 언급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0년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노 전 사령관과 함께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과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들은 현재까지 김 전 청장을 빼고 모두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역시 전날 내부 회의를 한 뒤 양형 부당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