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공영주차장이 캠핑카·카라반 장기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방치 차량 견인 조치에 대한 법적 근거가 있어도 자치단체의 단속 실효성이 떨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6일 찾은 춘천시 삼청동 공영주차장. ‘야영·장기주차 등 목적 외 무단 이용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그 너머로 캠핑카·카라반 36대가 주차돼 있었다. 대형버스를 개조한 캠핑카가 주차 구역 2면을 차지한 모습도 확인됐다.
원주시 문막체육공원 주차장도 평일 낮임에도 캠핑카와 트레일러, 카라반 등이 여러 대 눈에 띄었다. 인근 500m 거리 공영주차장에 캠핑카 전용 구역이 마련돼 있는데도 일부 카라반은 일반 주차장에 그대로 주차해 있었다. 캠핑객이 많은 강릉도 사정은 비슷했다. 강릉시 유천동 무료주차장에는 트레일러를 덮어둔 천막이 일부 찢어진 채 방치돼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원주시민 박모(58)씨는 “무료 주차장이다 보니 타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카라반이나 캠핑카를 장기 주차해 불편은 물론 미관까지 해친다”고 말했다. 캠핑카 차주 한모(42)씨는 “아파트 주차장이나 도로변 주차가 어려워 공용 주차장에 세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이용자 수는 2019년 538만명에서 2024년 700만명으로 늘었다. 늘어난 캠핑카 수요를 주차 공간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영주차장 장기 주차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주차장법 시행령에 따라 한 달 넘게 방치된 차량에 대해 지자체가 이동명령을 내리거나 견인할 수 있지만 지자체 시정 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주차장에 CCTV나 관제 설비가 없는 경우가 많아 ‘한 달 이상 방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부터 난관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인력 부족으로 비정기 점검을 진행하다 보니 단속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동 주차를 요청하는 안내문을 붙여도 잠깐 옮겼다가 다시 대는 경우가 많다”며 “공영주차장 유료화, 캠핑카 전용 주차장 확대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