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기업에 근무하던 5년차 대리 A씨, 업무 중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해 팀 회의에서 조심스럽게 꺼냈다. 고객 불편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좋은 생각이지만 지금은 어렵다”였다. 이미 정해진 프로세스와 승인 절차, 우선순위가 있다는 이유였다. A씨는 그날 이후 조금씩 의욕을 잃어갔다.
#2. 또다른 5년차 대리 B씨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현장에서 반복되는 비효율을 발견했고, 문제를 정리해 간단한 실행안을 제안했다. “한번 해보자”는 말과 함께 바로 실험이 시작됐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결과는 숫자로 증명됐고, 그 경험은 B씨에게 ‘내가 조직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명한 감각을 남겼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다. 같은 사람이다. 달라진 것은 능력이 아니라, 그 사람이 일하던 기업의 업무환경이었다. 일이 주어지는 방식과, 일을 바라보는 구조가 달라졌을 뿐이다. 필자는 삼성SDS와 멀티캠퍼스에서 임직원 교육과 취준생을 대상으로 하는 SW교육을 담당했고, 이후 쿠팡에서는 임직원 교육을 총괄하는 디렉터로 일하다 현재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강원연수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성장한 기업, 그리고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조직을 가까이에서 보고 있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분명한 한 가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의 일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는 주어진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조직의 성과로 이어진다. 반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스스로 정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를 발견하고, 방법을 찾고, 실행하고, 결과까지 책임지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최근 대기업의 신입사원 조기 퇴직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어렵게 입사한 뒤 몇 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사례를 현장에서 자주 마주한다.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라기보다,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일하는 방식 속에서 성장의 방향을 잃었기 때문인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무작정 누구나 선호하는 대기업만을 목표로 삼기보다 나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어디인지 먼저 고민해보라고.
이 지점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기업에서는 여러 업무 중 작은 한 부분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기획부터 실행, 조정과 개선까지 다양한 역할을 경험할 수 있다. 단기간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러한 경험은 장기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빠르게 확장시키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경험한 모든 조직에서 공통적으로 인정받는 인재상은 분명했다.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근본 원인을 찾으며,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다. 조직의 크기나 이름과 관계없이,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사람은 결국 기회를 얻게 된다.
우리는 ‘평생직장’이 아니라, 나만의 경쟁력을 갖춘 직무와 역할을 중심으로 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조직생활은 단순히 머무는 시간이 아니라, 나의 역량과 브랜드를 키워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선택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회사를 선택할 때마다 “이곳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어느 조직에 있든, 주어진 일에 머무르지 않고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를 잃지 않길 바란다.
졸업과 함께 취업전쟁을 치르고 있는 청년들에게 선배는 바란다. 부디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바라며 그곳이 어디든지 자신만의 경쟁력을 끝내 만들어내기를.

